아모레퍼시픽이 올 하반기 '메이크온' 사업 재설정에 나선다. 사진은 아모레퍼시픽 사옥.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이 리브랜딩 수순을 밟는다.
13일 머니S 취재를 종합하면 아모레퍼시픽은 메이크온 사업을 축소하고 유통 채널을 줄여가고 있다. 올 하반기 새로운 사업을 기획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아모레퍼시픽은 'SKIN CLINICT' 상표를 출원했다. 분류에 고주파 피부미용기, 피부측정기, 피부미백기 등이 포함됐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은 메이크온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메이크온을 론칭하고 '클렌징 인핸서' 등을 출시했다. 2019년에는 배우 송혜교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브랜드 알리기에 공을 들였다. 현재 주요 기기는 '스킨라이트 테라피'로 피부상태를 측정 후 LED 빛을 활용해 맞춤 케어를 제공한다.

메이크온은 최근 신제품 출시나 마케팅 활동에서 잠잠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홈뷰티'가 트렌드로 떠올랐지만 메이크온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서 메이크온 위상이 예전같지 않은지 2~3년 됐다"며 "아모레퍼시픽에서 메이크온 브랜드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인상이 강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브랜드 총괄자가 떠난 후 사업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HE사업본부 홈뷰티사업담당에 아모레퍼시픽 출신 남혜성 상무를 영입했다. 남 상무는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아모레퍼시픽에서 설화수와 메이크온 등의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고 관리해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뷰티 디바이스 사업을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메이크온이라는 브랜드는 유지되지만 하반기 중 사업 재설정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한 우물'을 판 뷰티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023년 1분기 매출은 1조91억원, 영업이익은 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1%, 52.3%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중국 매출 하락에 따른 아시아 실적 둔화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하반기 메이크온 재정비와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 고도화를 위해 북미, 유럽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한 글로벌 성공 영역 확장에 집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