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기후변화학회 2023년 하반기 학술대회에서 김이진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 연구교수가 기온상승으로 인한 사망률 예측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3.11.23./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2025년부터 21세기 말인 2100년까지 국내에서만 폭염으로 인한 65세 이상 고령층 사망자가 연평균 1만명을 넘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로 상승하는 지구 평균기온 때문이다. 이는 현재보다 화석연료를 적게 사용하는 것을 가정한 것이어서 실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김호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지난 22~24일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기후변화학회 2023년 하반기 학술대회에서 기온 상승으로 인한 국내 사망률 예측 결과를 발표했다. 발제는 김 교수팀의 김이진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연구교수가 맡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5~2040년, 2045~2060년, 2065~2080년, 2085~2100년 등 기간에 폭염으로 인한 65세 이상의 국내 사망자는 총 32만1348명으로 추정된다. 연평균으로는 한해 1만750명씩 폭염으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
65세 이상 폭염 사망자는 2045년 이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5년부터 2040년까지 15년간 사망자는 5만9608명으로 추정됐다. 반면 2045년부터 2060년까지 15년간 사망자는 약 1.6배인 9만4071명으로 예상된다. 하루에 17.2명씩 폭염으로 목숨을 잃는 셈이다. 김 연구교수는 "2065~2080년에는 8만8839명이, 2085~2100년에는 7만8830명이 폭염으로 인해 사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염 사망은 수도권 인근과 산업단지가 있는 지역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인구가 다른 지역보다 많고, 의료 시설 등의 집중으로 인해 노령 인구의 밀집도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시·군·구별로 65세 이상 폭염 사망자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경기 고양시 덕양구다. 덕양구에서는 2100년까지 4654명이 폭염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덕양구에 이어 고양시 일산동구와 일산서구도 4500명 이상이 폭염으로 사망할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에 이어 수원시(권선구, 영통구)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경남 창원시 의창구가 폭염 사망자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1세기말까지 폭염으로 인한 연평균 사망자 상위 5개 지역을 보면 경기 고양시와 수원시에 이어 비수도권에서는 창원시 의창구만 순위(2085~2100년 5위)에 드는 걸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중 '저탄소 시나리오'(SSP1-2.6)가 사용됐다.
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에 따르면 'SSP1-2.6'는 '재생 에너지 기술 발달로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되고,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가정하는 경우'다.
국립기상과학원의 전지구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저탄소 시나리오상 기온은 21세기 말까지 현재(2000~2019년)보다 0.8~4.5도 상승한다. 이는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의 예상 기온상승폭 3.3~10.2도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현재 수준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시나리오(SSP2-4.5)보다 혁신적인 것이기 때문에 현재 수준의 화석연료 사용이 계속되면 실제 폭염 사망자는 김 교수팀 연구보다 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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