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이 젭바운드와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 약물에 대한 '부작용'을 검증하고 있다. 사진은 잽바운드. /사진=로이터
▶글 쓰는 순서
①"1년 2100만원, 살 빼드립니다"… 130조 비만치료제 시장
②위고비에 올라탄 노보노디스크… 5년 새 주가 363%↑
③"요요에 평생 비만약 못 끊을 수도"… 부작용 조사 나선 FDA
전 세계 비만 치료를 선도하고 있는 젭바운드와 위고비 등 GLP-1 계열 약물이 '부작용'이라는 검증대에 섰다. 임상시험에서 무려 21%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면서 '꿈의 비만' 신약으로 불린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는 '요요 현상'이 나타났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자살 충동에 대한 부작용 우려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연관성이 없다"는 중간 결과를 받았으나 FDA의 전방위적인 부작용 조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도록 돕는 호르몬이다.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 먼저 당뇨치료제로 개발이 진행됐고 최근 뇌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칼로리 소비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약물 농도를 높인 비만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웨일코넬 병원과 영국 글래스코대학의 공동연구팀은 젭바운드를 투여한 환자들이 약을 중단하면 요요 현상이 발생했다고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최근호에 발표했다.

비만 환자 67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에선 환자를 총 두 그룹으로 나눴다. 36주 동안 젭바운드를 투여한 뒤 52주 동안 335명의 환자에겐 젭바운드를 계속 투여했고 같은 기간 나머지 환자에겐 가짜약(위약)을 투여했다. 그 결과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군에서 계속 젭바운드를 투여한 환자 대비 평균 14% 체중 증량을 경험했다. 즉 평생 약을 복용해야 체중 감량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젭바운드는 지난해 11월 FDA의 품목 허가를 받은 일라이릴리의 비만 신약이다.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 성인 중 체중 관련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젭바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일라이릴리에 따르면 젭바운드의 임상 3상 시험에서 임상 시험 대상 비만 환자에 투여한 지 12주가 지났을 때 체중의 21.1%, 72주가 지났을 때는 평균적으로 26.6%가 감소했다. 이는 현존하는 비만 치료제 중 가장 높은 효과를 보인다.


다만 GLP-1 계열 약물들은 최근 '극단적 선택'이라는 중대한 부작용 논란에 휩싸였다. FDA가 지난해 9월을 기준으로 위고비와 젭바운드를 투여한 환자들이 자살 충동을 겪은 201건의 사례를 보고 받으면서다. FDA의 허가를 받은 GLP-1 계열 약물은 위고비와 젭바운드를 포함해 총 13개에 이른다.

지난달 11일 FDA는 "(자살과 자해 위험과 관련) 연관성이 없다"면서도 "작은 위험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추가적인 부작용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GLP-1 계열 약물의 부작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엔 위 마비와 췌장염, 장폐색 등의 위장장애 문제가 발생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미국 FDA는 위고비 등의 투약 후 주요 부작용으로 장폐색증에 대해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