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업체들이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을 시작했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① CJ ENM '티빙',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 OTT 업계 지각변동
② 티빙은 야구 쿠팡플레이는 축구… OTT, 스포츠에 빠진 이유
③ 야구 중계권 따낸 티빙… '보편적 시청권' 패러다임 바꿀까
CJ ENM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이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온라인 중계권을 따내면서 OTT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티빙이 적자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입찰금액까지 제시한 것은 국내 1위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를 선점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도다. 쿠팡 OTT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중계를 발판으로 빠르게 성장한 가운데 티빙 역시 해당 시장을 공략해 국내 OTT 1위 자리를 탈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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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KBO 뉴미디어 중계권 확보… 부가 콘텐츠 창출 나선다 ━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로고. /사진=티빙
지난해 10월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사진=뉴스1
KBO는 "우선협상대상자인 CJ ENM과 세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최종 완료 시 계약 규모 및 주요 사항 등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계권 입찰에는 ▲티빙 ▲네이버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및 OTT 스포티비나우 운영사) 등 3곳이 참가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KBO 온라인 중계는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카카오 다음)의 몫이었다. TV 시청자는 줄었지만 포털과 통신사를 통한 시청 수요는 급증했다. 네이버 컨소시엄은 해당 기간 약 3600경기를 생중계했고 누적 시청자 수는 8억명, 하이라이트 VOD 조회수는 70억회를 기록했다.
쿠팡플레이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으나 불참했다. 새롭게 경쟁에 뛰어든 티빙은 초반엔 주목받지 못했지만 기존 중계권보다 2배가량 많은 연 400억원대를 제시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네이버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과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운영사)의 연 300억원대보다도 100억원 많다.
티빙은 "시청자들의 시청 경험을 업그레이드하고 디지털 재미를 극대화해 KBO의 흥행과 야구팬들을 만족 시킬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소감을 밝혔다. "▲구단별 채널 운영과 ▲2번 클릭 진입할 수 있는 환경 ▲멀티뷰 분할 등 새로운 중계 방식을 적용하고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중계 영상의 부가 콘텐츠를 확산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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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어렵지만 KBO로 반등 예고… 웨이브와 합병 작업 '포석' ━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의 모습. /사진=뉴스1
토종 OTT 1위 자리도 쿠팡플레이에 내줬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521만명, 같은 기간 쿠팡플레이 MAU는 665만명이다.
쿠팡플레이가 야구 중계 입찰에 손을 떼면서 티빙이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 대항마로 부상했다. 1982년 개막해 43년 동안 이어진 프로야구는 국내 스포츠 리그 중 가장 사랑받고 있다. 프로야구는 300만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고 2022년 기준 네이버 중계의 경기별 동시접속자수는 평균 5만4000명에 달한다.
또한 리그가 봄부터 초겨울까지 8개월 이상 이어져 이용자가 단기간에 이탈할 가능성도 작다. 티빙이 국내 OTT 선두 자리를 되찾기 위해 적절하다는 평가다. 티빙과 모기업인 CJ ENM은 KBO·MLB, NPB·APBC 등 다양한 야구 경기는 물론 유로·AFC·분데스리가·메이저 테니스 대회 등 굵직한 스포츠 대회도 중계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야구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추진 중인 웨이브와의 합병을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합병 비율을 산정할 때 MAU가 고려될 수도 있는 만큼 이용자를 많이 유치해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중계권은 활용도가 높은 콘텐츠"라며 "티빙이 이러한 스포츠 콘텐츠를 활용해 가입자를 늘리고 광고 수익을 올리기도 용이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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