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 5세대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사진=뉴스1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제품 공급은 이달 말 시작된다. SK하아닉스가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 연결한 제품이다. 칩들 사이에 수천 개의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데이터 전송 통로를 다수 구현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 AI 투자를 늘리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HBM을 찾는 배경이다.
SK하이닉스의 HBM3E는 1초당 최대 1.18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FHD(Full-HD)급 영화(5GB) 230편 분량이 넘는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이다.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도입해 열 방출 성능을 이전 세대 대비 10% 개선하기도 했다. AI 메모리는 빠른 속도로 작동해야 하는 만큼 효과적인 발열 제어가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장악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53%로 과반을 차지했다.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각각 38%, 9%다.
SK하이닉스는 과거부터 HBM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후 3세대(HBM2E·2019년), 4세대(HBM3·2021년) 등도 최초 개발했다. HBM3E 최초 개발에 대해서는 기준에 따라 의견이 갈리지만 양산에 성공한 것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제품인 HBM4도 준비하고 있다.
HBM은 SK하이닉스 핵심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HBM 시장은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빅테크 업체들의 경쟁 본격화 등의 이유로 수요처가 다변화될 것"이라며 "예상되는 수요 수준에 맞춰 투자를 진행하고 공급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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