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강원 강릉의 한 도로에서 2022년 발생한 급발진 의심사고에 대한 재연 실험이 이뤄졌다. 실험을 요청한 이들은 해당 교통사고 희생자인 열두 살 이도현군의 할머니와 가족들이다./사진=유튜브 '한문철tv' 갈무리
지난 20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강원 강릉의 한 도로에서 급발진 의심사고에 대한 재연 실험이 진행됐다. 급발진 의심사고에 대한 실험이 현장에서 이뤄진 것은 최초다. 사고 차량 운전자였던 할머니와 이군의 유족이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측이 감정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고차량과 동일한 2018년식 '티볼리 에어'에 제조사 측이 제공한 변속장치 진단기를 부착한 상태로 실험이 시작됐다. 먼저 시속 140㎞에 도달할 때까지 가속페달을 이른바 '풀 액셀'로 밟아 분당 회전속도(RPM)와 속도 변화를 보고 이를 사고 차량 주행 분석 결과와 비교했다.
사고 당시 모닝 차량 충돌 직전의 상황 재연도 이어졌다. 출발 후 시속 40㎞에 도달했을 때 풀 액셀을 밟아 RPM과 속도 변화, 브레이크 작동 여부 등을 관찰했다. 시속 110㎞ 상황에서 5초 정도 풀 액셀을 밟는 실험을 통해 시속 140㎞에 도달할 때까지의 RPM과 속도 변화 결과를 살폈다.
정확한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운전자 측은 이날 현장 감정을 통해 당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반박할 예정이다. 국과수는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다.
원고 측 하종선 변호사는 "마지막 실험에서 시속 110㎞ 상황에서 풀 액셀을 5초 동안 밟았는데 135~140㎞ 정도 기록이 됐다"며 "이는 국과수 분석치(116㎞)보다 20㎞ 더 높아 EDR(사고기록장치)의 신뢰성이 상실됐다"고 말했다.
이어"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에 의한 급발진이 아니란 점을 시사해준다"며 "분석을 기다려야겠지만 재판에서 주장했던 것들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도현군의 아버지 이상훈씨는 "국과수 감정 결과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내린 결론이 아니라 가능성과 추론"이라며 "소비자가 이렇게까지 증명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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