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2023 카카오페이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카카오페이의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머니S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주가가 20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겠다고 선언하며 주가 부양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 카카오의 불완전한 인적 쇄신 등 계열사의 악재가 지속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머니S는 주가 반전을 모색하는 신원근 대표를 14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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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외국인 매도 속 최저가 경신━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카카오페이는 전날보다 700원(2.33%) 내린 2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 저가인 2만900원을 갈아치운 기록이다. 주가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했다. 홍콩계 증권사 CLSA에서 6만주가 넘는 순매도 물량이 출회됐고 기관도 주식 2만주를 팔아치웠다. 2021년 11월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한 때 24만원선에서 거래됐으나 경영진의 '먹튀' 논란 후 17만원대로 떨어졌고 2022년 6월 2대 주주인 알리페이 싱가포르(알리페이)가 대규모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주식을 대량 처분하면서 10만원 저지선이 무너졌다.
최근에는 지분 32%를 보유한 알리페이가 추가로 대규모 물량을 매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량은 4306만주에 달한다. 상장 전 주당 5000원으로 지분 참여한 알리페이가 현재 가격에 처분해도 480%에 가까운 수익이다.
카카오페이의 모회사인 카카오그룹의 주가 하락세도 악재다. 올해 1월15일 카카오는 조직의 쇄신 기대로 6만1100원까지 회복했으나 전날 4만3650원으로 28.5% 하락했다. 1년 전(5만7400원)보다 카카오 주가는 23.9% 하락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고의적 분식회계' 논란이 커지며 카카오페이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감리 결과를 담은 조치 사전통지서를 사측에 발송했다. 통지서에서 금감원은 회사에 최고 양정 기준인 '고의 1단계'를 적용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분식회계로 가맹 택시 사업 매출을 부풀렸다고 봤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큰 폭의 주가 조정을 보이며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다"며 "향후 플랫폼 수익 창출과 점유율 확대, 이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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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최저임금' 받은 신원근 "올해는 본격적인 성과"━
카카오그룹의 인적 쇄신 속에서 지난 2월 연임에 성공한 신원근 대표는 주가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 대표는 내정자 신분이었던 2021년 12월 류영준 당시 카카오페이 대표, 이진 사업 총괄부사장(CBO), 장기주 경영기획부사장(CFO) 등과 함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논란이 됐다.당시 신 대표를 포함한 임원 8명은 회사 지분 약 900억원어치를 블록딜(주식 대량 매매계약)로 매도하고 차익으로 878억원을 챙겼다. 신 대표는 당시 사건과 관련해 판단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하고 차익 전액을 카카오페이 주식 매입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주가가 20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한 후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주가 부양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카카오페이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다. 지난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신 대표는 올해 결제와 자산관리, 금융중개 부문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4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763억원, 당기순이익은 2억원을 기록해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 기여 거래액도 31% 성장세를 보이며 11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신 대표는 "지난 2년간 내외부 이슈 대응 및 조직 안정화에 더해 금융 및 결제 라인업의 보완에 초점을 뒀다면 올해는 결제와 자산관리, 금융중개 상호 간의 시너지를 통해 본격적인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카카오페이증권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성장전략과 구조적 손익화 전략을 추구하며 턴어라운드하는 구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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