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0년 주기' 대지진 공포… 관련 조사 착수

지난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난카이 해구 지역에 100년 주기로 발생하던 대지진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사진은 지난 8일 일본 가고시마현에 발생한 지진에 무너진 집. /사진=로이터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일본 기상청이 난카이 해구 조사에 나섰다. 일본 내 전문가들은 일명 '100년 주기' 대지진이 올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9일 일본 NHK 등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지난 8일 오후 4시43분쯤 남부 규슈 동쪽 바다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지진 규모를 6.9로 발표했으나 이내 7.1로 상향 조정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난카이 해구 대지진 임시 정보를 내고 대지진 발생 가능성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난카이 해구에 대해 기상청이 조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난카이 해구 지역에 규모 6.8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거나 다른 지각 변동이 관측되는 경우 난카이 해구 대지진 임시 정보를 발령한다.

난카이 해구는 일본 시즈오카현 쓰루가만에서 규슈 동쪽 태평양 연안 사이 깊이 4000m 해저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지구 지각의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만나는 지점으로 100~150년 주기로 대지진이 발생한다. 난카이 해구를 따라 일어난 대지진은 지난 1944년 도난카이 지진(규모 7.9)과 1946년 쇼와 난카이 지진(규모 8.0)이 최근의 예다.

전문가들은 난카이 해구에 30년 내에 리히터 규모(M) 8~9의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70~80%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이들은 지진이 발생한다면 진원지가 한 곳이 아니라 여러 지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예상한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다면 최대 30m 높이의 해일이 치솟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최대 32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피해액은 최대 1410조엔(약 1경31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청은 "대규모 지진의 발생 가능성이 평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향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 강한 흔들림이나 높은 해일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 기간에 반드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다고 알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나오는 정보를 바탕으로 방재 대응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도 기상청의 거대 지진 주의와 관련해서 "거대 지진 경계와 주의가 있지만 이번 발표는 주의"라며 "확실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 갈 것"이라고 국민의 우려를 완화하려는 발언을 내놨다.

교토대학 방재연구소 니시무라 타쿠야 교수는 주고쿠 방송에 "점점 다음 지진을 향해 에너지가 난카이 트로프를 따라 축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이와테현 앞바다에서 후쿠시마 앞바다까지 상당히 넓은 영역에서 에너지가 모였다"며 "이것이 한꺼번에 터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난카이 트로프에 대해서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에너지가 한 번에 터진다고 생각해 두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