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섭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교수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사진=뉴스1
윤원섭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 교수(성균에너지과학기술원 차세대배터리 연구소장)가 지난 16일 국내 언론과 만나 전기차에 대한 오해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2026년부터 성균관대가 삼성SDI와 함께 설립하는 배터리공학과를 이끌 배터리 전문가다.
윤 교수는 최근 전기차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확산하고 있다고 봤다. 전기차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 위험보단 셀 자체 성능 결함과 관리 시스템(BMS) 오류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더 큰 만큼 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 특히 100% 충전의 위험성에 대한 질문에 "충전량과 화재가 관련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배적인 원인은 아니다"고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의 경우 양극의 전체 용량은 g당 275mAh 수준이지만 100%로 규정한 양은 200~210mAh 정도에 불과하며 안전까지 고려한 배터리 수명을 100%로 표현할 뿐 실제 배터리 용량은 더 크다는 의미다.
윤 교수는 "배터리 전체 용량만큼 충전하면 당연히 위험하고 이를 과충전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과충전은 기본적으로 몇 가지 방법으로 이미 차단이 돼 있다"며 "셀 제조사에서도 자체적인 과충전 방지 기술을 가지고 있고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소프트웨어적으로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등이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재는 결국 충전량 때문이 아니라 셀 내부 결함이나 그 결함을 컨트롤할 수 있는 BMS에 결함이 있을 때 발생하고 최근 일어난 벤츠 화재 원인 역시 셀의 내부 결함을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비자 선택권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터리는 자동차 엔진만큼 굉장히 중요한 부품이기 때문에 제조사뿐만 아니라 셀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화학 요소, 성분 등을 드러내야 한다"고 했다.
윤 교수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품질에 대해 자신했다. 그는 "배터리 성능을 판단할 때 에너지 밀도, 파워, 가격, 제품 수명, 안전 등을 고려하는데 이를 골고루 잘 갖춘 게 3사"라며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경쟁 셀 회사와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윤 교수는 BMS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터리 특성상 셀의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만큼 누적된 셀의 결함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어느 순간 갑자기 불이 나는 게 아니라 서서히 결함이 누적되고 이를 알 수 있는 신호가 있었을 것이므로 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현대차의 경우 E-GMP라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더 진보된 기술을 적용한 게 3년쯤인데 그 사이 비충돌로 인한 화재가 한 건 정도밖에 없는 건 그만큼 관리가 굉장히 잘 돼 있는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윤 교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 당장 불안하니까 지하주차장 진입 금지 등의 조치가 심리적인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지만 이를 법제화하거나 규정화할 때는 인과 관계를 확인해 봐야 하므로 좀 더 시간을 두고 전문가들이 모여 심도 있게 토의하고 검증한 다음 대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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