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서린빌딩(왼쪽)과 두산타워 전경. /사진=각 사
2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SK E&S와의 합병안을 처리한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은 9월25일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업 재편안을 의결한다.
SK와 두산 모두 합병을 통합 사업 구조 개편을 추진 중인 가운데 유독 두산그룹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가장 큰 원인은 합병 비율이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주식 교환 비율은 1대 0.63으로 책정돼 두산밥캣이 저평가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주들은 알짜 회사인 두산밥캣을 적자 회사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결합하는 것을 지적했다. 두산밥캣은 두산밥캣은 지난해 1조3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자산은 10조3700억원에 달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1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자산은 4560억원에 그쳤다.
두산·SK 합병 사례 비교. /그래픽=김은옥 기자
합병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은 단체 행동에 나섰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운영사인 컨두잇은 지난 21일 수원지법 성남지원과 창원지법에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명부 열람·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개인투자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두산에너빌리티 주총에서 힘을 모아 지배구조 개편안건이 부결될 수 있도록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기 위해서다.
SK의 사업 개편은 동종 산업을 영위하는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 합병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SK㈜가 지분율 90%로 보유하고 있던 SK E&S를 SK이노베이션 100% 자회사로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 비율을 시장의 예상치(1대2)보다 낮은 '1대 1.1917'로 책정했다.
합병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희석될 수 있지만, 유리한 합병 비율과 SK E&S의 현금 창출력이 더해져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병 후 자산 100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난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병으로 재무구조와 현금창출능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며 사업간 시너지도 기대된다"며 "단순 합산 기준 합병 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9조원에서 5.8조원으로 증가하고 2030년까지 사업 시너지 2.2조원 이상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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