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며 차후 주가 향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를 둘러싸고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달 15일 장 마감 이후 삼성전자의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에 급등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 만에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개인투자자들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00원(0.71%) 떨어진 5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18일 5만6700원으로 전 거래일대비 3200원(5.98%)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1거래일 만에 힘이 빠진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15일 6만원대에서 16일 5만원대로 내려온 이후 이달 8일까지 5만7000~5만9000원 박스권에 머물러 있었다. 이달 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한 이후 8일까지도 5만7000원대를 유지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11일 5만5000원으로 급격히 내려앉았다. 12일엔 5만3000원, 13일엔 5만600원, 14일엔 4만9900원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4년 만이다. 트럼프 2기 체제에서 관세 부과 등으로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작용했다.

최근 주가하락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삼성전자는 15일 장 마감 이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 방어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이날(15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앞으로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중 3조원의 자사주는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단기간에 주가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사주 매입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사업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문제인 만큼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 국내 반도체산업은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대미 수출이 위축되며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할 경우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등의 미국 현지 반도체 공장 건설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5년과 2017년에도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시행해 이후 1년간 각각 14.2%, 26.4% 오르며 주가 부양에 성공했다. 하지만 당시 삼성전자가 주가 부양에 성공한 것은 반도체 시장 호황에 따른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은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반등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도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HBM4(6세대 HBM)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조기 진입과 DDR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뚜렷한 감소세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소식으로 투자자들 불안심리가 완화한 것은 사실"이라며 "반도체주들은 업황과 실적 불안을 충분히 반영한 가운데 앞으로 국내 증시는 실적 모멘텀이 강하고 주도력이 강해진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