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팩토리 생산라인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토요타의 GR팩토리(GR Factory)는 다른 자동차 생산공장과 달리 입장부터 까다로웠다. 보통은 현장을 둘러볼 때 촬영을 막는 수준에 그치지만 GR팩토리는 철저한 원칙 준수를 약속해야만 방문이 허용됐다. 토요타가 이곳을 한국 언론에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5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토요타시에 있는 '모토마치 공장'이다. 이곳은 토요타가 1959년 아시아 최초의 승용차 생산공장으로 설립한 곳으로 남다른 상징성이 있다.
GR팩토리는 토요타자동차 회장인 토요다 아키오의 '모터 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더 좋은 차 만들기'라는 신념 하에 모토마치 공장 내에 설립됐다. 2020년부터 GR 야리스, 2022년부터 GR 코롤라, 지난 8월 중순부터는 렉서스 브랜드의 LBX MORIZO RR 등 'GR' 브랜드 차종을 전담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곳은 '바디-조립-검사' 등 크게 3가지 공정으로 운영된다. 차에 색을 입히는 도장공정을 제외한 모든 공정을 둘러볼 수 있었다.
━
컨베이어 벨트 대신 로봇 투입━
GR팩토리 생산라인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공장 관계자는 "야리스 일반형의 경우 3700회 스폿 용접을 하지만 GR야리스는 4500회 이상 용접을 한다"며 "구조용 접착제도 35m 이상 사용하며 고강성 차체를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로봇 용접을 마친 차체는 작업자들의 추가 용접을 거치고 3차원 계측 로봇이 바디의 용접 상태를 일일이 체크한다. 설계도와 비교해서 오차를 측정하는 과정이다.
이후 유리와 후드, 도어 등을 붙이는 조립 공정으로 옮겨진다. 각 부품들은 알루미늄과 탄소섬유(카본파이버)를 최대한 활용한다. 경량화를 추구하면서도 강성을 유지해야 해서다.
앞유리 조립은 반드시 작업자가 마무리를 한다. 양산차는 로봇이 조립하는 반면 GR팩토리는 조립 당시의 온도와 습도 등의 환경 요인에 맞춰 다양한 접착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다.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작은 변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토요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GR팩토리 생산라인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사람이 조립 작업을 하지만,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정해진 매뉴얼대로 오차를 보정하며 조립하면 된다. 일반적인 양산차는 30초면 끝날 수 있는 공정도 이곳에서는 1시간이 걸린다.
비효율적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대부분 작업자가 일일이 관여하며 조립하는 타 브랜드의 고성능차의 생산과정을 고려하면 상당히 효율적인 생산방식이다. 하루에 100여대를 생산하고 한 달이면 2000대를 만들 수 있다.
컨베이어 벨트와 대형 반송기 등을 사용하지 않고 무인 로봇이 바디를 다음 공정으로 옮기는 것도 효율 때문이다. 기존 방식에서는 생산 차종에 따라 레이아웃을 크게 바꾸는 것이 어렵지만 평평한 바닥에 셀 단위로 구성된 생산시설에서는 쉽고 빠른 대응이 가능해진다. 3개 차종을 한꺼번에 생산하는 것도 GR팩토리의 강점이다.
GR팩토리 생산라인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이처럼 오차를 보정하는 시스템이 존재하는 것은 작업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변수를 미연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일반 공장과 달리 생산 차종이나 생산량, 생산 기술이 달라져도 언제나 라인을 교체할 수 있고, 최신의 자동차를 최신의 기술로 필요한 양만큼 만드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이다.
조립과 도색까지 마친 차는 테스트 트랙에서 주행시험을 거친다. 보통은 임의로 샘플링해서 테스트를 하지만 GR 차종은 전수 테스트를 거친다. 테스트 드라이버는 시험을 통과한 연구원 중 선발하며 월 1회 교육을 받아야 한다. 10명씩 2개조로 나뉘는데 총 20명의 테스트드라이버가 있다. 비가 올 때는 검사를 하지 않는다.
오차가 발생할 것조차 대비하며 완벽한 밸런스의 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더해진 곳. 이곳이 토요타 최초의 스포츠카 전용 양산 공장인 GR팩토리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