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충남 대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이날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회사채의 특약을 조정하기 위해 집회를 열었다. 이날 채권자들은 '롯데케미칼은 3개년 누적 평균 이자보상배율(EBITDA/이자비용)을 5배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의 삭제 안건을 논의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2013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발행한 회사채 14개에 기한이익상실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이자보상배율은 4.3배에 그쳤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석유화학 사업의 이익 창출력이 급격히 악화한 데다 대규모 사업 투자로 조 단위 투자로 이자 부담이 커진 탓이다.
이번 재무특약 조정으로 롯데케미칼은 한시름 덜게 됐다는 평가다. 사채권자들이 조기 상환을 요구할 경우 롯데케미칼의 유동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어서다. EOD 사유가 발생한 회사채들의 발행 잔액은 2조450억원 규모다. 이는 3분기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현금성자산 약 3조6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집회 공고 및 공시 이후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 활용 은행 보증 추가 등 해당 회사채의 신용보강 목적으로 주채권은행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왔다.
롯데그룹은 최근 신한은행(주관사)을 비롯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4곳과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보강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 측은 시가 6조원 규모의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했다. 은행은 롯데케미칼 회사채 원금 2조405억원의 약 120%인 2조5000억원을 담보로 설정했다. 이 계약에 따라 4개 은행은 롯데케미칼 회사채 원금 뿐 아니라 이자까지 회사채 만기일까지 지급보증한다.
재무 건전성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0월 기준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을 확보해 안정적 유동성 보유하고 있다. 신규 및 경상 투자는 계획 조정을 통해 현금흐름 개선 및 투자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에셋라이트 전략 방향에 따라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 비핵심 사업 매각 추진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 청산 결정 및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 1조3000억원의 유동성 확보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석화 업황 침체로 고전하고 있다. 석화 산업 호황으로 2021년 1조535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나 이듬해 7626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2023년엔 3477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올해도 7319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은 6601억원에 달해 지난해 적자 규모를 넘어섰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