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한 학교에 다니던 3년차 교직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18일 전주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전북의 한 초등학교 행정실 직원 A(43)씨는 지난 11일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A씨가 쓴 유서에는 "정상적으로 일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적혀 있다. 휴대전화에는 직장 동료와 갈등을 겪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 수십 개가 발견됐다.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직장 동료가 "죽겠네요. 진짜. 내가 아주 징글징글하네" "나랑 근무하면 죽겠잖아요. 선생님도 빨리 가세요" "나랑 근무하니까 죽겠죠"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다른 녹음 파일에서도 "이제 선생님, 저한테 미안하지도 않으세요? 정말 지긋지긋하네. 선생님 정말, 네? 괜찮으신 거예요? 선생님은 제가 이렇게 하는 게 괜찮으세요?"라고 다그쳤다.
A씨의 친언니는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잠겨 있는 휴대전화를 열고 장례식장에서 녹음된 음성 파일을 누르자 날카로운 목소리로 폭언하고 다그치고 책상을 쾅쾅 치며 독촉하는 소리 등 2시간 분량의 녹음에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녹음 하나만 듣고 있어도 제가 정신이 나갈 만큼 엄청난 폭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녹음이 연초부터 마지막 근무일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A씨의 친구도 "10일은 친구가 이사를 한 날이고, 11일은 죽은 날이다. 본인 소유의 집에서 딱 하루 잠을 잤다. 모든 이사 관련 행정 처리를 다 해두고 나서 죽었다"면서 "지난달 9일 오후 2시32분 친구가 죽음에 사용한 물건을 배송받았다. 최소한 죽기 한 달 전부터 죽음을 준비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근데 이날은 내 친구 생일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전북교육청은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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