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권성동 당대표 겸 원내대표의 겸임이 아닌 새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사진=뉴스1
국민의힘 의원들이 권성동 당대표 겸 원내대표 외에 별도의 비대위원장을 두는 데 의견을 모았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재선 수별로 모여 비대위원장 인선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 이들은 모두 권 원내대표가 원내 지도부 대표를 맡고 다른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이른바 '투톱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모았다.

또 여권의 위기는 정치 경험이 부족하고 당 사정을 잘 모르는 용병(외부 인사)에게 당을 맡긴 결과라는 의견 커 당내 경험이 많은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길 것을 시사했다.


권영진 의원은 재선 모임이 끝난 후 "(비대위원장 선출은) 원톱으로 갔을 때 지도부가 짊어져야 할 부담과 리스크를 줄이고 당의 목소리를 투 보이스로 가는 게 어려운 국면을 이기는 데 좋겠다"며 "원톱보다 투톱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김석기 의원은 3선 모임이 끝난 후 "혼자서 할 경우에 아무래도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당대표 역할을 하는 비대위원장이 해야 할 일이 많아서 투톱으로 가는 게 맞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박대출 의원도 4선 모임이 끝난 후 "경험 많은 원내 인사가 투톱 체제로 당을 이끌어갔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전날 진행된 초선 의원 모임에서도 투톱 체제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김대식 의원은 초선 의원 모임 후 "원내대표 한 분에게 너무 짐을 지우게 되면 너무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며 "가능한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분리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중 국민의힘 3선 의원들은 비대위원장 후보로 5선의 권영세 의원과 나경원 의원을 추천하기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대표적 친윤계(친윤석열계) 인사다. 권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권 원내대표와 함께 친윤 당지도부가 친윤 투톱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나 의원도 비윤계로 이미지가 강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소추엔 반대 의견을 주장했다.

또 김기현 의원도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다만 김 의원은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 대표직을 사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김 의원도 친윤계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은 당내에서 나온 후보군이 모두 친윤계 이미지를 벗는데 큰 도움이 못 될 것이라고 지적했고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참패를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 모두 비대위원장으로 세운다고 했을 때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냐"라며 "또다시 친윤 일색의 지도부가 꾸려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선을 포기했다는 걸 공표하고 싶은 건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