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이민세관국(ICE)에서 보증금 62억원을 가로챈 뒤 미국으로 도피한 전세 사기범 부부 얼굴을 공개했다. 사진은ICE가 공개한 피의자 40대 남모씨와 최모씨 부의 추방 모습. /사진=뉴시스(ICE 홈페이지 갈무리)
세입자 90명을 상대로 보증금 62억원을 가로챈 뒤 미국으로 도피한 전세사기범 부부의 얼굴이 공개됐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미국 연방 이민세관국(ICE)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지난해 12월20일 한국으로 송환된 깡통 전세사기 피의자 40대 남모씨와 최모씨 부부 추방 당시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 부부는 2019년 4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대전 일대에서 자기 자본 투자 없이 금융권 대출과 임차 보증금을 통해 다가구주택 11채를 매수한 뒤 일명 깡통 전세사기를 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전·월세 계약 희망자 90명을 상대로 우선순위로 임차보증금을 축소해 허위로 알렸다. 이들은 전세보증금을 충분히 반환할 수 있는 것처럼 속여 6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전세 사기로 보증금을 가로챈 이들 부부는 수사를 피하기 위해 2022년 8월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통해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했다.

당초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예상 시기였던 2023년 3월보다 앞서 미국에 입국할 수 있었던 데는 애틀랜타에 피의자 남씨의 언니가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부는 애틀랜타 고급 주택가에 거주하며 아들을 펜싱 클럽에 보내는 등 미국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보냈다.


2023년 8월 수사 관서인 대전경찰청 반부패수사대의 공조 요청을 접수한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신속히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피의자 2명에 대한 적색수배를 발부받았다.

지난해 2월에는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한국지부(HSI), 미국 외교보안국 서울지부(DSS),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등과 공조 채널을 구축해 피의자들의 합법적인 현지 체류자격 상실을 추진했다.

아울러 피의자들이 인근 국가로 도주할 경우를 대비해 캐나다 인터폴과 국경관리청(CBSA)에 피의자 입국 시 즉시 통보를 요청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피의자들의 거주지역 첩보를 입수해 미국 추방 담당 기관인 집행·퇴거운영국(ERO)에 긴급 공조를 요청했다. 경찰은 도피 2년 만인 지난해 9월 긴 잠복 끝에 은신처 근처 차량에 접근하는 피의자를 검거했다.

이후 연방 이민법원은 남씨와 최씨에게 지난해 11월7일과 8일 자진 출국 명령을 내렸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ERO 시애틀팀과 한국 관계자들의 호송 아래 상업 항공편으로 한국에 송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