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소비자의 평균 금융자산이 처음으로 1억원대에 진입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은행 대출업무 창구. /사진=뉴시스
한국 신혼부부들의 평균 결혼 비용이 2억원을 넘어섰다. 금융 소비자의 평균 금융자산이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노후를 준비하려면 19억원은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소비자의 평균 금융자산은 1억178만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9049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오른 셈이다.

응답자들은 안정형 저축상품에 예치한 자금과 대기성 자금 예치 비중을 줄이고 투자 및 신탁자산으로 자금을 이동했다. 수시입출금과 예·적금 비중은 2023년 45.4%에서 지난해 42.7%로 2.7%포인트 내렸지만 투자·신탁 비중은 같은 기간 26.1%에서 29.5%로 3.4%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3년 내 결혼한 신혼부부는 결혼 비용으로 약 2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예정자는 2억3000만원가량을 예상해 비용은 매해 약 1000만원씩 증가했다.

신혼부부의 과반은 대출로 결혼자금을 충당했다. 결혼 예정자는 더 많은 대출을 고려해 결혼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더 커졌다. 미혼 대상자 중에서는 결혼 의향자(27%)보다 비의향자(33%)가 더 많게 나타났다. 비혼을 선택한 이유로는 '개인적 가치관'보다 '경제적 여건'을 꼽았다.

결혼의향자는 주택 자금과 투자 종잣돈 마련 등 목적형 저축 의향이 높았다. 적금과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 직접투자에 더 적극적이었다.


금융소비자는 올해 더 적극적이고 새로운 금융거래를 계획하고 있었다. 예·적금뿐 아니라 실속 있는 투자상품과 해외 금융상품 가입에 높은 의향을 보였다. 국내 주식보다 해외주식을 선호했고, 가상자산 투자는 5% 미만이지만 2023년보다 신규 거래할 의향이 2배 이상 늘었다.

기혼 10가구 중 9가구는 노후 준비가 부족하거나 준비를 못했다고 응답했다. 기혼 가구의 평균 총자산은 약 7억원으로, 은퇴 시점까지 2억원 이상을 더 축적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후 자금이 충분하다고 인식한 나머지 한 가구의 총자산은 18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과 상속자산의 비중이 평균보다 높았다.

금융거래 시 10명 중 9명은 모바일 채널을 이용했지만, 영업점 이용률은 최근 3년간 지속 감소하며 31%에 그쳤다. 자동화기기 이용률 또한 2022년(62%)부터 2024년(48%)까지 지속 하락했다.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영업점이 필요하다는 응답(28%)보다 디지털 채널로 대체 가능하다는 응답(34%)이 우세했다. 반면 금융거래 시 겪는 애로사항을 보면 '점포·직원 수 감소로 인한 불편'이 2022년 6위에서 2024년 3위로 급상승했다.

윤선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3년간 금융소비자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응하면서도 본인에게 최적화된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금융거래의 특징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금융회사 간 차별성이 약해지며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이므로 고객의 사소한 행동과 의견 하나하나에 내포된 의미를 적극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최근 3년간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변화를 추적하고 시의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점검했다. 결혼과 출산, 노후 준비 여부에 따른 금융 니즈 차이 등 분석 범위를 확대했다.

설문 대상은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20~64세 금융소비자 5000명이다. 지난해 7월 온라인 서베이로 진행했고,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1.4%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