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학력 위조 등으로 논란이 된 바 있는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가 자서전에서 검사 윤석열을 회고한 부분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신정아 '4001' 출판기념회.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조사를 받자 과거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가 회고한 '검사 윤석열'이 재조명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007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시절 서울서부지검의 '신정아 사건' 수사에 투입됐다. 당시 검찰은 신 전 교수가 학력을 속여 거짓 이력을 바탕으로 광주비엔날레 예술 감독으로 내정됐으며 2007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적절한 관계로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수감 이후 신 전 교수는 자전적 에세이 '4001'에서 자신을 수사한 윤 대통령에 관한 기억을 상세하게 털어놨다. 신 전 교수는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자 얼굴을 붉히며 소리치고 비아냥거리고 손가락질했다"며 "변양균이 권력을 이용해서 널 이용한 것이라고 이간질하며 이렇게 비협조적이면 평생 감방에서 썩게 하겠다고 했고 나는 너무 무서워서 의자에 앉은 채로 오줌을 쌌다"고 적었다.


또한 "윤 검사는 나를 죽일 듯이 달려들었고 두통약을 먹고 정신을 놓아버렸다"며 "당연히 발부될 줄 알았던 영장이 기각되자 윤 검사는 미쳤다고 했다. 윤 검사는 다음번에 쳐 넣을테니 너무 좋아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사를 겪으며 왜 분노와 수치심으로 살인사건이 나는지 자살은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며 "구속 상태여서 자살 시도조차 어려웠다. 수치와 고통으로 차라리 사형 선고가 나길 바랐다"고 회고했다.

신 전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팀의 강압수사 의혹은 2019년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도 문제 됐다. 당시 자유한국당 법사위원들은 윤 후보가 소속됐던 수사팀의 강압·회유 수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은 "신정아 씨 수사 과정에서 어떠한 강압수사도 없었다"며 "여느 수사와 마찬가지로 법과 원칙에 따라 적법절차를 지켜 수사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지난 15일 오전 체포된 윤 대통령은 곧바로 공수처 조사실로 이송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40분까지 10시간4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공수처는 피의자 조사를 위해 200여페이지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했으나 윤 대통령은 인정 신문을 포함한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