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난인데 신고 자제 부탁"… 장애인 주차구역에 황당 안내문

한 오피스텔에 장애인 주차 구역에 차를 세운 이들을 입주민이 신고하고 있다며 조심하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 오피스텔에 장애인 주차 구역에 차를 세운 차주를 입주민이 신고하고 있다며 조심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논란이 됐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가 안 좋은 아파트에 사는 게 확실하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이제 귀찮아도 신고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며 현재 거주 중인 오피스텔에서 벌어진 일을 고발했다.

글에 따르면 A씨가 거주하는 오피스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는 장애인이 아닌 입주민이 종종 주차했다. 그런데 이를 본 다른 입주민이 여러 차례 신고하자 며칠 전에는 방송으로 신고를 자제해 달라는 안내가 흘러나왔다.


A씨는 다음 날 승강기에 붙은 관리실 안내문도 공개했다. 공개된 안내문을 보면 "과태료를 부과시키는 주민이 있으니 불이익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며 장애인 주차구역 침범 사례를 나열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사진을 찍어 신고하는 사람들이 있어 구청에서 전화가 올 정도로 과태료가 계속 부과되고 있으니 주의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안내문 끝에는 "우리는 한 공간에 거주하는 공동체 가족이다. 주차난으로 모두가 힘든 상황인데 이렇게 신고하는 일은 자제 부탁 드린다. 결국은 이 피해가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적혔다.

A씨는 "방송 듣는 데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 싶었다"며 "이런 방송을 하는 관리자와 입주자가 있는 오피스텔은 어디에 신고해야 하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걸로 관리실에 민원 넣는 사람이나 그걸 또 방송하는 관리실이나 도긴개긴"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정말 제정신 아닌 사람들 많다" "신고한다고 주의하라는 저 말 황당하다" "관리실 직원도 불법 주차 신고당한 거 아니냐"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