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대통령경호처 창설 기념행사가 대통령 생일파티처럼 꾸며졌다는 논란이 있는 가운데, 이 자리에 국군 장병들까지 동원된 정황이 확인됐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한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
대통령 경호처가 2년 전 창설기념일 행사를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생일파티처럼 기획했으며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찬양하는 헌정곡까지 불렀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알고 보니 국군 장병들까지 이 자리에 동원돼 장기 자랑을 펼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일 SBS 보도에 따르면 2023년 12월18일 열린 대통령 경호처 창설 60주년 기념행사에 대통령 관저 외곽 경호를 담당하는 55경비단 소속 국군 장병들까지 동원됐다. 이 밖에 경찰 경호부대도 장기자랑에 함께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에는 장병 수십 명이 검은색 단복을 입고 무대 위에 올라 대열을 갖춰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병사 한 명이 '홀로 아리랑'을 반주에 맞춰 선창하자 다른 장병들도 합창한다. 무대가 바뀌자 군가 '전선을 간다'에 함께 군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장병들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 현장에서 자주 부르는 이른바 '충성가'를 부르며 가사 중 '조국'을 '자유 대한'으로 바꿔 부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자 장병들은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해 "대통령 내외분께 대하여 경례! 충성! 충성을 다하겠습니다!"라며 큰 소리로 경례했다.

해당 공연은 윤 대통령 생일을 맞아 경호처가 노골적으로 찬양하는 내용의 대통령 헌정곡인 이른바 '윤비어천가'가 울려 퍼졌던 날, 같은 장소에서 행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55경비단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이지만 대통령경호법 등에 따라 경호처에 배속돼 지휘와 통제를 받는다. 행사 당시 55경비단 지휘권을 가진 경호처장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었다.


경호처는 장병들에게 장기자랑을 최소 2개월 넘게 연습시키며 사전 심사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당시 경호처 기획관리실장이었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행사 당일 "합창할 땐 목소리를 화창하게 해 달라"며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렸다.

이에 대해 경호처 관계자는 "경호처와 경호부대 내부 활동에 대해선 기밀 사항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김성훈 경호처 차장 또한 이른바 '윤비어천가' 의혹에 대해 "경호처 직원을 동원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