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01.2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이민자와 성 소수자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요청한 성공회 주교를 "급진 좌파의 강경파"라고 부르며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화요일(21일) 오전 전국 기도회에서 설교한, 이른바 주교는 급진 좌파의 강경파로 트럼프의 증오자였다"면서 "그녀는 매우 불쾌한 방식으로 자신의 교회를 정치의 세계로 끌어들였다"라고 적었다.
전날 버드 주교는 취임식 이튿날 대통령이 국가 기도회에 참석하는 관례에 따라 워싱턴DC의 국립대성당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마지막 한 가지 부탁을 드리겠다"라며 "주님의 이름으로, 두려움에 떠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 민주당, 공화당, 무소속 가정에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자녀가 있고 일부는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라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또 이민자와 관련해선 "우리의 사무실을 청소하고, 가금류 농장에서 일하고, 식당에서 설겆이 하고, 병원에서 야간근무를 서는 사람들, 그들은 미국 시민이 아니거나 적절한 서류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지만 대다수 이민자는 범죄자가 아니다"라며 "그들은 세금을 내며, 좋은 이웃"이라고 했다.
버드 주교는 전날 CNN과 인터뷰에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비를 베풀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드 주교의 공개 요청에 대한 언론 질문에 "흥미롭지 않았다"라고 했는데, 분이 채 풀리지 않았는지 거듭 글을 올려 버드 주교를 맹비난한 것이다.
마리안 에드가 버드 주교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열린 국가 기도의 날 예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과 영부인 우샤가 참석한 가운데 설교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그녀의 말투는 불쾌했고, 설득력도 없고, 똑똑하지도 않았다"라면서 "그녀는 우리나라에 들어와 사람들을 살해한 수많은 불법 이민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감옥과 정신병원에서 풀려났다.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범죄의 물결"이라면서 "부적절한 발언을 제외하고는 예배는 매우 지루하고 흥미롭지 않았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는 자기 일에 능숙하지 않다"라면서 "그녀와 그녀의 교회는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트럼프는 지난 20일 자신의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는 취임 연설에서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남부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했다. 또 미국에는 남성과 여성 단 2개의 성만이 존재한다면서 민주당과 진보진영이 앞세우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확대 정책을 폐기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립 대성당에서 열린 국가 기도의 날 예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미국 부통령 J.D. 밴스, 영부인 우샤가 주교의 설교를 듣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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