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이 22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하고 중소협력사에 대한 금융지원과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한다. /사진=대상그룹
대상그룹이 ESG를 강화하며 유럽을 비롯한 서구권 공략을 확대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은 지난 16일 22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대상이 발행하는 제148-1회 무보증사채는 ESG 채권 가운데 사회적 채권(Social Bond)이다.


대상은 2년물 200억원과 3년물 1500억원을 목표로 했으나 수요예측에 1조3500억원이 몰리며 12:1의 경쟁률을 보이자 각각 100억원, 400억원을 확대해 총 22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대상은 이를 중소협력사에 대한 금융지원과 사회공헌활동에 활용할 예정이다.

한국ESG기준원이 지난해 10월 ESG 평가 등급에서 국내 상장사 1001곳 중 23개 기업만이 종합 A+를 획득했다. ESG 등급은 S, A+, A, B+, B, C, D 등의 7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대상그룹의 등급은 통합 A다. 최근 5년간 S등급을 받은 상장사는 없다.

업계는 대상이 ESG 활동을 확대하는 이유에 대해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로 해석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가장 적극적으로 ESG 확산 및 정책 수립에 나섰다. 미국, 일본, 중국도 ESG 평가를 시작했다. 대상은 2023년 2분기 폴란드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유럽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하는 등 유럽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대상 측은 "글로벌 사업에서 국내 ESG 활동의 확산 추이가 글로벌 기업 신뢰도를 배가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탄소국경세 등 국제적인 ESG 관련 움직임이 해당 기업의 국내 ESG 활동을 평가하는 것과 연결돼 있어, 향후 글로벌 수출 확대에도 국내 ESG 활동이 구체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매출 비중 증가세… ESG 확대 불가피
국내 총 김치 수출액 가운데 대상의 비중은 2022년 50.4%, 2023년 53.2%에서 지난해 상반기 기준 56.1%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살펴보면 대상은 지난해 매출 4조2272억원, 영업이익 1641억원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각각 전년 대비 2.9%, 32.7% 증가한 수치다.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1조550억원, 영업이익은 54.1% 증가한 208억원으로 최근 들어 상승추세다.

지난해 K푸드 수출량이 늘어나면서 김치, 소스, 가정간편식, 김 등이 해외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룹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24년 9월 기준 33.2%다. 국내 총 김치 수출액 가운데 대상의 비중은 2022년 50.4%, 2023년 53.2%에서 지난해 상반기 기준 56.1%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대상 측은 "앞으로도 국내 ESG 활동을 강화하면서 전 세계 ESG 이슈를 분석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ESG 투자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전문가들과 조사기관들의 의견은 달랐다.

재무 보고 소프트웨어 회사인 워키바(Workiva)는 지난 12월 약 1600명의 미국 내 글로벌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경영진 85%가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규제에 따라 기후 관련 공시를 계속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는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미국 내 ESG 기조가 후퇴할 수 있으나, 세계 금융계와 유럽의 ESG 흐름은 여전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