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씨엔에스가 첫날 코스피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사진은 상장기념패 전달 후 기념촬영./사진=한국거래소
6조원이 넘는 몸값으로 올해 첫 대어급으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LG씨엔에스(LG CNS) 코스피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한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에 이어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후발 주자들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LG씨엔에스는 공모가 대비 6100원(-9.85%) 하락한 5만5800원에 장을 마쳤다. 시초가도 공모가를 하회한 6만500원에 형성됐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첫 대어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개장과 함께 2만원대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공모가가 무너지는 데 1분도 걸리지 않았다.


LG씨엔에스가 거래 첫날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은 커녕 공모가도 지키지 못하면서 올해 증시 입성을 추진 중인 DN솔루션즈를 비롯해 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조(兆) 단위의 대어급들의 IPO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LG씨엔에스의 흥행 부진은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기관 2059곳이 참여해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약 76조원에 자금을 모았다.

다만 수요예측에서의 흥행과 달리 공모주 청약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나타내면서 우려 섞인 시선들도 존재했다. 청약 경쟁률은 122.9대 1, 청약 증거금은 총 21조1441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역대 대어급 공모주들의 증거금 추이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우리사주 청약 물량에서도 다수의 직원이 청약을 포기하면서 완판에 실패했다. 지난달 11일까지 진행한 우리사주조합 대상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0.816대1을 기록했다. 총 387만5438주가 배정됐는데 그중 청약된 주식 수는 82%(316만2322주)로 나타났다. 우리사주조합에서 70만주 넘는 실권주가 나오면서 해당 물량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정됐다.

또한 수요예측에 참여한 2059곳의 기관 가운데 의무보유 확약은 318곳에 그치면서 이날 의무보유 확약을 걸지 않은 기관이 상장 직후 물량을 던진 점도 발목을 잡았다.

증권가에서는 LG 씨엔에스까지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면서 공모주 한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른 기업가치 수준, 전방 산업의 성장성, 상장 직후 유통 물량 등을 적절히 고려하여 청약에 참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기업들도 있는 만큼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공모 일정을 적절히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