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린 안중근의사 순국 114주기 추모식에서 소년소녀합창단이 태극기를 흔들며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2024.3.2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하얼빈=뉴스1) 안영준 기자 =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첫 한일전이 대회 공식 개막일인 7일 오후 1시 30분 남자 아이스하키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7일부터 14일까지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한국 팬들에게는 역사적으로 더 의미가 있다.
대회 장소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던, 대한 독립운동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역사의 현장 하얼빈이기 때문이다.
물론 스포츠와는 별개로 구분돼야 할 문제지만 그래도 한국 선수들의 승부욕을 끌어올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대회 종합 2위를 다투는 일본과는 대부분의 종목에서 메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자 아이스하키가 첫 한일전 스타트를 끊는다.
4일 오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아이스하키 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하키 예선 A조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김우재 대한민국 하키 대표팀 감독이 작전지시하고 있다. 2025.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자신감 넘치는 남자 아이스하키, 일본 제물로 3연승 도전
한국의 기세는 좋다. 한국은 개최국 중국을 상대로 1-4까지 뒤지다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6-5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내며,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에이스 이총민이 "얻은 게 많은 경기"라며 기뻐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 기세를 이어간 대만과의 경기에서는 14-1 대승을 거두며 2연승을 챙겼다.
일본마저 잡으면 A조 1·2위 안에 들어 상대적으로 쉬운 8강 대진표를 받겠다는 계획이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주장 김상욱은 "한일전은 무조건 지면 안 되는 경기다. 그 무게를 잘 알고 있다"면서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이라는 메인 대회에서 일본에 절대 질 수 없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한국은 최근 이총민 등 해외무대에서 뛰는 '실력파' 젊은 선수들이 대거 가세,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번 대회에선 2017 삿포로 대회 은메달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인 금메달에 도전한다.
다만 일본의 전력도 대단하다. 일본은 대만을 15-0, 태국을 8-1로 잡으며 역시 연승을 달리고 있다. 일본 역시 후루하시 마쿠루, 스즈키 겐토, 이소가이 소타 등 스타들을 앞세워 금메달을 목표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6일(현지시간)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5.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내가 한국 대표"…더 강한 자부심으로 정신무장, 한일전 준비
남자 아이스하키 외에도 한일전을 앞둔 많은 우리 선수들이 남다른 의욕을 보이고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의 주장 한수진은 "하얼빈에서 열리는 대회라 더 동기부여가 된다"면서 "일정이 맞으면 안중근 기념관도 직접 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 남자 피겨의 기대주 김현겸 역시 "올해가 광복 80주년이다. 그런 시기에 하얼빈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태극기를 달고 나갈 수 있다는 게 영광이다. 안중근 의사를 포함한 독립운동가들이 없었으면 오늘날 내가 한국 대표가 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국가대표라는 게 그냥 흘러가듯이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는 한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확실하게 정신 무장을 했다"고 말했다.
대표팀 한 관계자 역시 "선수들이 대부분 하얼빈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하얼빈'을 보고 온 선수들도 있다"면서 "어쨌건 경기를 더 의욕적으로 준비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8년 전, 직전 동계 아시안게임인 지난 2017 삿포로 대회에서는 한국이 금메달 16개, 은메달 17개, 동메달 16개로 2위를 차지했고 일본이 금메달 27개, 은메달 21개, 동메달 26개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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