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 발안 만세시장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유입되면서 다양한 국가의 음식이 발달됐다. 사진은 아닐사 레스토랑의 닭고기 커리. /사진=다이어리알
경기 화성시 발안 만세시장은 1919년 3·1 운동 당시 경기 남부지역의 만세 운동을 이끈 중심지였다. 산업화 과정에서 화성시 발안 인근 지역에 많은 중소 제조업 공장들이 들어섰다. 생산 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스리랑카, 베트남, 태국,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주로 제조업 분야에 종사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은 발안 지역을 다문화 사회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발안 만세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외국인 비율이 내국인보다 많아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말에는 잠시 이국땅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만큼 활기 가득한 다문화 거리의 매력을 발휘한다.

◆아닐사 레스토랑
아닐사 레스토랑은 스리랑카 커리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다. 사진은 아닐사 레스토랑의 아닐사 스페셜. /사진=다이어리알
스리랑카는 인도 동남부 인도양 해상의 섬나라로 과거 '실론'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세계 최대 홍차 생산국이자 불교를 국교로 삼고 있는 국가다. 음식 문화는 고대 인도 요리 중 불교 요리의 영향이 강하다. 풍부한 향신료와 해산물, 코코넛, 다양한 채소가 활용된다.
발안 만세시장 내 '아닐사 레스토랑'은 스리랑카 출신 남편 구마라 씨, 한국인 아내 박은숙 씨 부부가 운영하는 스리랑카 음식 전문점이다. 구마라 씨는 지역에 거주하는 스리랑카인들이 마음 편히 고향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전문 음식점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식당을 열게 됐다. 상호인 아닐사는 초창기 함께 창업한 친구의 이름을 땄다.
아닐사 레스토랑은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스리랑카식 커리를 선보인다. 사진은 아닐사 레스토랑의 콩커리. /사진=다이어리알
대표메뉴는 스리랑카 음식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커리와 가정식 요리다. 스리랑카 커리는 인도 커리보다 다채로운 색감, 보다 매콤한 맛을 추구한다. 콩으로 만든 달 커리(Dhal curry) '빠리쁘'는 한식 밥상의 김치처럼 스리랑카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한국인들도 향신료가 부담스럽지 않게 맛을 조정해 주는 점도 이곳만의 장점이다. 스리랑카 요리의 향신료를 힘들어하는 한국인 아내의 입맛에 맞게 요리하고 한국 식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한국인 맞춤형 레시피가 개발됐다.
스리랑카 식 요리를 선보이는 아닐사 레스토랑은 다문화 가족들과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사진은 틸라피아 생선구이. /사진=다이어리알
지역에 거주하는 스리랑카 사람들이 한데 모이는 주말에는 뷔페식으로 다양한 커리를 즐길 수 있다. 매장 한편에서는 스리랑카 식재료도 판매한다. 향후에는 인도 요리까지 메뉴를 확장해 더욱 다양한 남아시아 음식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내 박은숙 씨는 국내 유관기관과 커뮤니티와 협력을 끌어내는 한-스리랑카의 연결고리로서 최근 발안 청년회 '영 클럽'을 만들었다. 다문화 가족들과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등 단순한 음식점을 넘어 스리랑카 동포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야신
야신은 키르기스스탄 출신 주인장이 운영하는 중앙아시아 음식점이다. /사진=다이어리알
중앙아시아를 대표하는 간식 빵 '삼사'(Somsa)를 전문으로 만드는 곳. 상호인 '야신'(Yasin)은 이슬람 경전 꾸란(코란)에 수록된 말이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할랄 식품으로 만든다. 주인장은 키르기스스탄 출신으로 깊은 음식 내공을 자랑한다. 매일 아침 정성껏 밀가루를 일일이 손으로 치대 빵 반죽을 만든다. 할랄 소고기와 양파, 고수 씨 파우더와 각종 향신료를 더한 속 재료를 넣어 탄두르 화덕 벽에 둥글게 붙여 정성껏 구워낸다.
◆인도레스토랑
인도레스토랑은 경기 화성 발안 만세시장에서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식당이다. /사진=다이어리알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인도 음식 전문점. 서울 유명 인도 레스토랑 출신 셰프의 정통 레시피와 신선한 재료, 따뜻한 서비스를 자랑한다. 대표 메뉴는 '버터 치킨 커리', 부드러운 맛의 '치킨 코르마'등 다양한 종류의 커리와 갓 구워낸 난(Naan)이다. 화덕에서 구워낸 육즙 가득한 '탄두리 치킨'도 이곳의 대표 메뉴다.
◆플로리다(엄마손만두)
플로리다는 고려인 3세 아내와 한국인 남편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사진은 플로리다 고려인 국수. /사진=다이어리알
한국인 남편과 고려인 3세 아내가 함께 운영하는 소박한 만두&국수 전문점. 상호의 '플로리다'는 아내의 이름을 딴 것으로 방문객들이 가게를 찾아오기 쉽도록 '엄마 손만두' 간판을 함께 걸어뒀다. 매일 직접 빚는 수제 만두를 중심으로 ▲한국식 만두 ▲중앙아시아식 만두 '만트' ▲고려인 만두 '비고지' ▲국수 등 다양한 문화권의 음식을 선보인다. 한식의 잔치 국수와 비슷한 '고려인 국수'는 특색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