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찍은 기자가 백악관 출입을 금지 당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연설 중 총에 맞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당시 자신이 총격 당한 사진을 찍은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당했다.
에번 부치 AP통신 사진기자는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트럼프 정부가 나의 백악관 취재를 금지했다"며 "어서 이 문제가 해결돼 역사를 기록하는 내 직업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부치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1등 공신으로 통한다. 지난해 7월 기자가 찍은 사진 속 트럼프는 귀에 총알을 맞고 흐르는 피를 의식하지 않고 주먹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었다. 이 사진은 미국 공화당 지지층 결집에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됐다. 실제로 피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노리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AP통신이 갈등을 벌이면서 기자는 백악관에 출입할 수 없게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달 20일 멕시코만 명칭을 아메리칸만으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구글 등 민간 기업과 언론에 변경된 명칭을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AP통신은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미국 내에서만 효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독자들에게 더 친숙한 표현인 멕시코만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AP통신의 백악관 집무실과 대통령 전용기 취재 권한을 박탈했다.

백악관에 재입성한 트럼프는 취재를 적극적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기자에게 취재 권한이 주어질지 우리가 정하겠다"며 비판적인 주요 언론의 취재를 제한하는 등 '언론 탄압'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