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시공사 공모가 GS건설의 단독 응찰로 유찰되면서 삼성물산과 GS건설의 10년 만의 맞대결이 불발됐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아파트 전경. /사진=머니투데이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시공사 공모가 GS건설의 단독 응찰로 유찰된 가운데 입찰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삼성물산이 최종 불참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삼성물산의 1차 입찰 포기로 GS건설의 수의계약 가능성이 커졌지만 삼성물산은 입찰을 지속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 결과 GS건설이 단독 참여해 유찰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시공사 선정은 2회까지 경쟁 입찰이 성사돼야 한다. 2회 이상 유찰 시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이번 입찰은 두 번째지만 조합이 공사비를 상향 조정하는 등 일부 사업 조건을 변경하며 1차 입찰로 인정됐다. GS건설이 다음 입찰에도 단독으로 참여하면 3회째에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조만간 2차 입찰을 위한 공고를 게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잠실우성 재건축은 송파구 잠실동 12만354㎡ 부지에 기존 1842가구를 철거하고 지하 4층~지상 49층 2860가구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3.3㎡(평)당 공사비는 920만원으로 책정됐다. 총 공사비는 1조6934억원이다.

지난 1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금호건설·진흥기업이 참여했다. 이후 삼성물산이 단지 인근에 래미안 브랜드 광고를 게시하며 수주 의지를 드러냈지만 결국 GS건설과 2파전 구도는 무산됐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은 2015년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서초 그랑자이) 이후 10년 만에 대결을 펼칠 전망으로 주목받았으나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의 경쟁 입찰은 성사되지 않았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한강변 잠실동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1
정비사업 독주 '삼성물산', 신반포·압구정 등 집중 가능성
삼성물산은 내부적으로 여러 요인을 고려한 결과 1차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수주에 장시간 공을 들인 만큼 경쟁 입찰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가능성이 작은 경쟁 입찰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 업체가 조합 집행부 등과 협력하고 있다면 경쟁에서 이기기가 어렵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9월 진행한 첫 번째 입찰에도 GS건설이 단독 참여한 바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잠실우성에 공을 들여온 만큼 최고의 결과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공사비 1조310억원)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공사비 1조5140억원) ▲강남구 압구정2·3구역(총사업비 8조4000억원) 등 다른 대형 사업장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오랫동안 공들였던 사업에 들어가는 게 바람직한 모습으로 보일지도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남4구역에 이어 압구정 재건축 등에서 대형사들과 경쟁이 예정돼 있어 부담을 줄이고 집중하려는 취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물산이 2차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1차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잠실우성 재건축의 입찰 조건을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