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XX했음"…다이어트 광고업체, 암 환자 사진까지 도용?

다이어트 보조제 광고에 암 환자 사진이 도용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다이어트 보조제 광고에 도용된 암 환자 사진. /사진=JTBC '사건반장' 방송캡처

SNS에 게재된 다이어트 보조제 광고에 자신의 투병 사진이 도용됐다는 암 환자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결혼 40일 전 암 진단받고 항암 치료 중인 환자다. 지난해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SNS에 투병 과정을 '항암 일기' 형식으로 기록하며 많은 이들로부터 응원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A씨는 한 팔로워로부터 2차 항암치료를 마치고 찍은 자기 사진이 다이어트 보조제 광고에 무단으로 사용됐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이 광고는 1인칭 시점으로 제작됐으며 '항암치료 성분으로 쉽게 살을 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항암치료 중 급격히 살이 빠졌는데, 완치 후 다시 살이 찌자 의사로부터 '항암치료 성분이 살 빠진 원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는 것이다.


광고에는 '항암치료 받고 알게 된 방법으로 19㎏ 뺐다'는 문구가 적혔고, A씨가 항암치료 후 촬영한 사진에는 '30㎏ 빠지고 해골 됐을 때'라는 설명이 담겼다. 광고에서 다이어트 전이라며 공개된 사진은 A씨가 아닌 다른 여성이었다.

사진은 과거에도 논란이 됐던 다이어트 보조제 광고 일부 장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업체는 녹황색 채소에 함유된 '베타카로틴' 영양소가 항암제에 포함된 성분이라며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다. A씨는 "항암제는 사람을 살리는 약이다. 다이어트약이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암 환자들은 치료의 고통과 죽음의 공포를 겪는데 '항암치료 덕분에 살 빠졌다'고 다이어트 광고를 한다니 생명 존중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항암치료 8번을 어떻게 견뎠는데 이렇게 쉽게 얘기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광고를 국민신문고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업체는 과거에도 다이어트약 광고에서 '살 빼고 아이돌 연습생과 원XX 했다'라거나 '31㎏ 빼니까 연예인한테 DM 와서 노X으로 했음' 등 선정적인 문구를 삽입해 논란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훈 변호사는 "다이어트 전이라며 광고에 쓰인 사진도 도용된 게 아닐까 싶다"며 "항암치료 받다가 체중이 감소한 것을 다이어트 효과인 것처럼 거짓말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 광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