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와 NH투자증권이 10년 이상 사업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최유빈 기자
NH투자증권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오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인수금융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MBK가 네파, 홈플러스, 오스템임플란트, 메디트 등 M&A(인수합병)에 나설 때마다 NH투자증권은 핵심 자금 조달 역할을 수행해 왔다. 최근 홈플러스와 고려아연 사태 등으로 MBK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양사의 협력이 지속될지 관심이 모인다.
NH투자증권이 인수금융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2013년 MBK의 네파 인수 거래부터다. 당시 기존 금융주관사들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자, NH투자증권이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를 제공하며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후 NH투자증권은 MBK가 진행하는 주요 인수 건마다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대표적으로 ▲홈플러스 ▲골프존카운티 ▲오스템임플란트 ▲메디트 ▲다이닝브랜즈그룹(옛 BHC그룹) 인수에 참여했다. NH투자증권은 MBK의 홈플러스 인수 당시 전체 거래금액(7조2000억원)의 약 60%에 해당하는 4조3000억원 규모 선순위 대출을 제공한 금융기관 중 하나였다. 골프존카운티 인수에도 약 3900억원,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인수에는 약 1조원의 대출확약서를 발급하는 등 꾸준히 자금 지원에 나섰다.


최근에도 NH투자증권은 MBK가 주도한 고려아연 적대적 M&A 과정에서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MBK는 NH투자증권의 대출을 통해 고려아연 주식 매입자금을 마련했으며, NH투자증권은 확보한 지분을 담보로 설정했다.

이러한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NH투자증권은 인수금융 주관 실적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인수금융 주관 실적 2조원을 기록하며 시장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KB증권이 올린 4조4000억원 실적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를 단 3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양사의 협력의 김병주 MBK 회장과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의 관계가 주목된다. 김병주 회장이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 IB부문 대표로 있던 정영채 당시 사장의 거래 실적과 적극적 면모를 눈여겨보고 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사장은 우리투자증권 IB부문 대표를 거쳐 NH투자증권에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