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X인터내셔널이 16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한 환율 상승을 반긴다. 사진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송도본사 전경.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73.2원)보다 10.9원 오른 1484.1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점이자,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2일(1496.5원) 이후 16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10.8원 오른 1484.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487.3원까지 급등했다.
상사업계는 높은 환율에 미소 짓는다. 상사 기업은 해외에서 제품, 원자재를 조달해 판매하는 '트레이딩'을 주력으로 하는데 거래 대금은 기축통화인 달러로 결제된다. 상사는 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환율이 높은 상황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상사들의 자원개발 사업도 달러를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차익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실적엔 고환율이 영향을 미쳤다. 줄곧 1200원대를 머물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부터 1300원을 웃돌면서 고환율이 지속된 덕분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1169억원으로 2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LX인터내셔널은 전년(4331억원) 대비 13.0% 증가한 489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상사업계에 수혜가 기대된다. LX인터내셔널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경우 지난해 세전순이익이 296억7900만원, 2023년 세전순이익이 358억9900만원 증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X인터내셔널의 부산 친환경 복합 물류센터. /사진=LX인터내셔널
미국이 관세 부과로 중국산 제품 수입을 제한하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대체 수입이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상사업계가 다양한 국가를 연결하는 대체 공급처 발굴과 우회수출로 새로운 트레이딩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X인터내셔널은 이미 아세안과 중남미 지역에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경우 신규 사업을 모색할 수 있다.
환율 효과로 실적을 방어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X인터내셔널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회사의 경영 안정성을 높일 방침이다.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하거나 소비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에너지 부문에서 LNG(액화천연가스) 사업 확대 등의 밸류체인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LNG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9300억원을 투자해 광양에 제2 LNG터미널을 구축하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저장 용량은 133만㎘로 증가한다.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AKP 니켈광산 생산량 확대, LX판토스 지분 추가 인수로 안정적 수익기반을 확보했다. 현재는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 중인 포승그린파워 지분 인수하며 친환경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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