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묘 보호소를 세운 미국 남성이 화재 속 고양이를 구하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자녀를 떠나보낸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기묘 보호소를 세운 남성이 화재 속 고양이들을 구하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7시15분(현지시각)쯤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한 고양이 보호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보호소 설립자인 60대 남성 크리스 아르세노는 불길이 뒤덮은 건물 안으로 고양이들을 구하러 뛰어들었다가 결국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그와 함께 있었던 고양이 약 100마리도 죽었다.


크리스는 2006년 당시 24살이던 아들 에릭을 오토바이 사고로 먼저 보낸 뒤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보호소를 설립했다. 그는 집을 직접 개조해 약 300마리 고양이를 돌보며 아들을 잃은 슬픔을 치유해 갔다. 크리스는 고양이들에게도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안타까운 화재로 크리스와 100마리의 고양이는 세상을 떠났지만 남겨진 보호소 직원들은 200마리의 고양이를 돌보기 위해 노력을 했다. 보호소 측은 기부 펀딩 플랫폼을 통해 '갑작스럽게 크리스와 보호소를 잃어 혼란스럽고 황폐해졌다. 기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기부해달라"고 글을 올렸다.

이후 보호소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고 기부금을 전달한 기부자들은 "크리스를 잃어서 너무 슬프다. 보호소가 재건될 수 있길" "함께 보호소를 다시 짓자" "모든 걸 되돌릴 수 있으면 좋겠다" "크리스와 고양이들이 평화롭게 쉬길" 등 글을 남기며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가 방화보단 휴대용 히터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