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일 완성차 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전속 금융사들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탄탄한 실적을 유지했다./사진=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BMW 코리아
지난해 독일 완성차 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 폭이 가장 작았던 BMW코리아는 10년 만에 수입차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체적인 판매량 감소로 완성차 업체들이 고전한 반면, 3사의 전속 금융사들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탄탄한 수익 구조를 유지했다.
벤츠 제친 BMW… 10년 만에 수입차 매출 1위
지난해 독일차 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BMW코리아가 10년 만에 벤츠코리아를 제치고 수입차 매출 1위에 오르며 선방했다./그래픽=김은옥 기자
독일차 3사 중에서는 BMW코리아의 실적이 가장 좋았다. BMW코리아는 10년 만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제치고 수입차 매출 1위에 올랐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MW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조99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지만 3사 중 가장 많았다. 영업이익은 1363억원, 당기순이익은 1329억원으로 집계됐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5조68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 줄며 BMW에 선두를 내줬다. 다만 영업이익은 1575억원으로 BMW보다 212억원가량 많아 수익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앞섰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매출은 1조1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42.4% 급감했다. 브랜드별 매출은 폭스바겐이 3372억원, 아우디가 504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3%, 55.6% 줄었다.

감소 폭에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 독일차 3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36%가량 감소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수입차 판매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7만3754대를 팔아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올랐지만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벤츠코리아는 6만6400대로 13.4% 줄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폭스바겐이 8273대, 아우디가 9304대를 판매하며 각각 19.3%, 48% 감소했다.
판매량 부진에도 전속 금융사는 웃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 감소에도 독일차 3사의 전속 금융사들은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그래픽=김은옥 기자
지난해 독일차 3사 전속 금융사들의 실적은 완성차 업체들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BMW파이낸셜은 지난해 전년 대비 25.5% 증가한 영업수익 1조763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21억원으로 1593% 급증하며 BMW코리아의 영업이익(1363억원)을 넘어섰다. 리스·할부금융 수익이 각각 20.1%, 19.4% 늘면서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2086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89억원으로 6.6% 늘었다. 전체 영업 수익의 47.2%를 차지하는 리스 수익도 전년 대비 15.5% 증가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은 고금리 할부 상품을 기반으로 이자 수익을 크게 확대했다. 지난해 이자수익은 403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신차 판매는 줄었지만 평균 7.8%에 달하는 높은 할부금융 금리 덕에 수익이 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신금융협회가 공개한 지난해 4분기 폭스바겐파이낸셜의 신차 평균 할부 금리는 7.8%로 수입차 전속 금융사 중 가장 높았다. 최고금리는 8.8%, 연체이자율은 9.00~11.8%였다.

고금리 할부 금융상품을 운용하는 수입차 전속 금융사들은 판매 실적과 관계없이 높은 영업이익률이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계약 당시 이자율이 만기까지 유지되기 때문에 중도 해지 전까지 시중 금리 변화에 따라 조정되지 않는다. 지난해 독일차 3사의 금융사 영업이익률은 BMW파이낸셜 8.0%, 벤츠파이낸셜 18.6%, 폭스바겐파이낸셜 6.2%로 완성차 업체보다 2~3배가량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