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MBFK)가 소비자와 딜러사를 대상으로 고금리 금융상품을 운용해 3년 누적 순이익 799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된 메르세데스 벤츠 AMG 라인업. /사진=뉴스1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MBFK)가 고금리 금융상품에 힘입어 3년 누적 순이익 799억원을 돌파했다. 높은 수익에도 불구, 최근 2년 간 회사채 발행을 통해 5900억원의 외부 자금을 수혈받아 주목된다.
고금리 리스·할부 영업과 딜러사 재고금융 확대를 통해 한국 소비자와 딜러사에 비용을 전가한 채 본사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BFK의 지난해 금융수익은 208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0% 늘었다. 차량 판매 둔화에도 리스자산 확대와 고금리 영업 구조 유지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281억원으로 3년 누적 순이익은 799억원을 넘었다.


전체 금융수익의 47.2%인 985억원이 리스 부문에서 발생했다. 공격적인 법인차 프로모션과 더불어 평균 이자율을 2022년 5.44%에서 지난해 6.72%로 인상해 수익을 확대했다. 경쟁사인 BMW파이낸셜은 5.85%, 아우디파이낸셜도 5.90% 수준이다.

재고부담 완화 명목으로 딜러사에게 제공하는 팩토링 및 일반대출수익도 317.1% 급증했다. 지난해 팩토링 수익은 490억원(23.5%), 자산운용 비중은 약 48.9%에 달했다. MBFK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로부터 차량을 외상 매입한 딜러사의 매출채권을 인수해 본사에 선지급하는 팩토링(재고금융)을 운용하고 있다.

선지급 방식을 통해 딜러사의 재고 리스크 등이 본사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프로모션 비용까지 딜러사가 대부분 부담하기 때문에 차량 판매 여부와 관계없이 수수료·이자 수익 확보가 가능한 구조다. 지난해 팩토링 등의 수수료 수익은 69억원이다.


자금 조달 구조는 본사 원화차입 의존도가 72%에 이른다. 그룹 내부 금융사인 Mercedes-Benz International Finance B.V.(MBIF) 가 외화로 조달한 자금을 원화로 전환해 MBFK에 빌려주는 방식이다. 그룹 평균 조달금리에 내부 마진을 더해 평균 차입 금리는 4.84% 수준이다. 지난해 MBFK가 본사로부터 추가로 차입한 금액은 9017억원이며 이자비용은 약 394억원으로 추산된다. 유로화 환차익 4.4%까지 더하면 벤츠 본사는 약 833억원(9.24%)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 같은 고수익 구조에도 불구하고 MBFK의 유동성자산비율은 114.07%로 업계 평균 247.44%의 절반 수준이다. MBFK는 지난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12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했다. 금리는 연 2.955%로 본사 원화차입 금리보다 2% 낮다. 지난해 3월 이후 발행한 무보증 회사채는 총 6건, 5900억원 규모다.

벤츠 본사는 MBFK의 이익금을 내부에 유보해 글로벌 금융업 규제 대응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 법인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글로벌 차입배율 규제나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MBFK는 독일 본사 메르세데스벤츠그룹AG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외국인 단독 출자법인이다. 국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은 본사의 자금운용 전략과 맞물려 관리된다.

실제 벤츠그룹 본사는 글로벌 수익성 부진에 대응해 한국·중국 등 아시아의 고수익 현지법인을 활용한 ABS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MBFK는 '실버애로우코리아'(Silver Arrow Korea)라는 브랜드로 ABS를 발행해 글로벌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 중이다. 지난해 독일 본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6% 급감하며 부진을 겪었다.

미국·유럽 현지법인은 리스·할부 등의 금융자산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ABS를 발행해 사업 확장과 자산운용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한국법인은 투자 없이 본사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