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이 주목된다. 사진은 보령 실적 추이 전망. /그래픽=김은옥 기자
김정균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된 보령(옛 보령제약)의 올 1분기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고혈압약 카나브 패밀리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처방이 늘어난 덕분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가는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으나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기대치를 밑돌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보령은 올 1분기 매출 2686억원, 영업이익 183억원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0%, 영업이익은 11.6% 높다. 보령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클럽'(연매출 1조원 달성)에 가입한 후 올해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매출 확대는 보령의 핵심 품목인 카나브 패밀리와 케이캡의 성장에 있다. 업계 자료를 살펴보면 카나브 패밀리의 올 1분기 처방액은 468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와 견줬을 때 6.4% 늘었다. 같은 기간 케이캡 처방액은 13.7% 증가한 514억원이다. 보령은 HK이노엔과 협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카나브 패밀리와 케이캡 공동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매출은 확대되겠으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보다 낮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보령은 주로 해외에서 원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의약품을 생산한 뒤 내수 시장에 판매하는 사업 구조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여파 등의 영향으로 올 1분기 평균 1454.1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1331.7원)보다 9.2% 상승했다.
김정균의 큰 그림… "제약사업 토대로 우주 의학 투자"
사진은 김정균 보령 대표. /그래픽=강지호 기자
보령의 올 1분기 실적은 김 대표 단독체제 전환 후 처음으로 공개하는 분기별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령은 김 대표와 장두현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다가 지난 2월 김 대표 단독체제로 전환됐다. 장 대표가 개인 사유로 자진 사임했던 탓이다. 보령은 김 대표 단독체제에서 전략적 필수 의약품 생산 능력 확보를 통해 이익 창출 역량과 글로벌 신성장 동력을 가속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제약사업에서 확보한 매출을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해 지속 성장 기틀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투자처는 우주 의학 사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평소 '우주 의학 사업은 국가와 인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믿고 있다. 보령은 미국 우주 기업 액시엄스페이스에 총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하는 등 관련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액시엄스페이스는 나사(NASA)의 CLD(저궤도 상업 우주정거장) 계약 수주를 노리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CEO(최고경영자) 레터를 통해 "우주의학 사업은 우주 환경을 활용한 연구에 대한 가치사슬 및 공급망에서 사업의 기회를 찾아 나갈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타 법인에 대한 단순 지분 투자 방식으로 진행됐던 자원 배분 방식을 보령이 직접 주도해 오너십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