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G제약의 개량신약 메조피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개량신약이 주목된다. 미국 FDA 품목허가 국산 개량신약 현황. /그래픽=김은옥 기자
17일 업계에 따르면 CMG제약은 전날 FDA로부터 구강 필름형(ODF) 조현병 개량신약 메조피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국내 제약사가 FDA로부터 개량신약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한미약품은 2013년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캡슐로 국산 개량신약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18년 셀트리온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2제 치료제 테믹시스가 승인됐다. 2년 뒤인 2020년 셀트리온의 두 번째 개량신약 HIV 3제 치료제 CT-G07이 연이어 허가를 받았다.
한미약품의 에소메졸캡슐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의 염(용해도 개선이나 안정성 향상 등을 위한 성분) 변경 개량신약이다. 에소메졸캡슐의 개선 효과는 93%로 오리지널약인 넥시움의 개선효과(8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뛰어난 효능으로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매출 537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의 테믹시스는 기존 의약품 성분을 조합했으며 CT-G07은 테믹시스에 성분을 추가한 것이다.
유효성분 및 배합비율을 바꾼 개량신약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진출 시도가 주저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상업화하려면 현지 파트너사를 찾아야 하며 유통구조도 국내와 달라 품목허가 후 거쳐야 할 관문이 많다"며 "들이는 비용 대비 경제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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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약 대비 강점 있어야… 복용 편의성 및 효능 '중요' ━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개량신약이 제형 변경으로 품목허가를 취득한 것은 국내에서 메조피가 처음이다. 메조피는 제형 변경을 통해 환자 중심의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시장성이 기대된다.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 환자는 복약을 거부하거나 자의적으로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물 전달 방식이 중요하다. 필름 제형인 메조피는 물 없이 복용할 수 있고 입에서 쉽게 녹아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업계에서 개량신약 개발에 관심 갖는 이유는 신약 대비 임상 기간이 짧고 연구개발비가 낮아서다. 일반적으로 신약개발은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으며 기본 10년 이상의 개발 시간과 2조~3조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개량신약은 제네릭 대비 약가가 높고 성분명이 아닌 제품명으로 마케팅과 처방 가능해 높은 인지도와 로열티 구축도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개발유형에 따라 4년 또는 6년간 후발의약품 진입이 불가능한 재심사 기간을 보장하는 것도 이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개량신약을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국내보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뚜렷한 차별성 없이 진출하는 것은 시장성에 한계가 있다"며 "메조피는 특수 제형으로, 기존에 진출한 개량신약들과 다른 부문으로 승부 보기 때문에 다른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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