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다. 사진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기 위해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총리실 제공)
정부가 인공지능(AI)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다. 이 예산안은 18일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심의됐으며 핵심은 엔비디아의 최신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다.
18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전체 추경 예산 가운데 1조4600억원은 H200·블랙웰 등 엔비디아 최신형 GPU 1만장을 조기 구매하는 데 투입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내 AI 컴퓨팅 성능을 2023년 말 대비 7배 이상 향상시킨다는 목표다.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은 "글로벌 AI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GPU 확보 시기를 놓칠 경우 기술력은 2~3년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GPU 수요 폭증으로 인해 고성능 모델 확보가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엔비디아와 공식 경로를 통해 조율한 결과 수량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번 추경은 H200과 B200(블랙웰) 모델 기준으로 편성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GPU 확보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총 1만8000장 수준의 GPU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상반기 '슈퍼컴 6호기' 구축 사업의 사업자를 선정해 해당 사업자가 8500장 규모의 GPU를 별도로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확충은 국산 기술과도 연계된다. 정부는 오는 11월부터 본격 가동되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에서 2030년까지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 등 국산 AI 반도체 사용 비중을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민간 기업이 보유한 GPU를 AI 스타트업과 개발 기업이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예산도 추경에 포함됐다. 총 1723억원 규모의 GPU 공유 예산으로 이 가운데 2000장은 '월드 베스트 거대언어모델'(WBL)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최대 5개 기업에 제공된다.

WBL 프로젝트는 총 193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선정된 기업들이 향후 3년 동안 GPU와 데이터, 인력 등 핵심 자원을 집중 지원받는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을 대표할 글로벌 수준의 LLM(거대언어모델) 개발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한편 AI 인재 확보 전략도 강화된다. 정부는 100억원 규모의 글로벌 AI 챌린지 대회를 하반기 개최하고 해외 최상위 AI 연구자 유치 시 최대 3년 동안 연 20억원을 지원하는 'AI 패스파인더 프로젝트'(가칭)도 신규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