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금융권에 대한 이자장사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대출 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보험사들의 신용대출(무증빙형 기준)금리는 9.4%로 전월 대비 0.1%포인트(p) 상승했다. 올 1월 0.2%와 비교했을 땐 0.2%p 높은 수치다. 이는 지난 2022년 4월 9.5%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업권별로 보면 지난달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신한라이프, 흥국생명 등 생보사 6곳의 신용대출금리는 9.4%로 전월 대비 0.1%p 상승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보, DB손보, 흥국화재 등 손보사 4곳 신용대출금리는 9.9%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생보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이 10.2%, 손보사 중에서는 DB손보가 11.5%로 가장 높았다. 신용대출은 약관대출과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보험사에서 취급하는 대출 상품 중 하나다.
보험사의 무증빙형 신용대출은 소득 증빙 없이 개인 신용점수, 보험료 납부 실적 등 간단한 정보만으로 콜센터를 통해 가능하다.
급전이 필요한 고객에게 유용할 수 있지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보험사는 금융채, 국고채,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신잔액코픽스 등 회사별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를 산출한다.
보험사의 신용대출 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시장금리를 후행하는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기준금리가 변동될 때 빠르게 대출 금리에 반영하는 반면 보험사는 공시이율, 회사채 금리, 국고채 금리 등 여러 지표를 기준금리로 삼는다.
특히 공시이율은 시중금리를 반영하지만 변동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금리 조정이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
통상적으로 보험업계에서 생보사가 취급하는 가계대출(신용·보험계약대출) 비중은 70%, 손보사가 취급하는 비중은 30%로 추산한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24년 12월말 보험회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전체 보험사 가계대출 135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25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은행권 가산금리 추이 점검을 지시하고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 후 가계기업 대출금리에 미친 효과를 자세히 분석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난 2월 21일 20개 은행에 대출 세부데이터 제출을 요구한 데 이어 은행에 압박 수위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는 분위기"라며 "금리 인상과 대출 조건 강화 등으로 당국 정책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