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의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그래픽=강지호 디자인 기자
주요 상장 건설업체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 가운데 시공능력 상위 빅3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는 이익 개선의 흐름이 엇갈렸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가 증가해 수익성이 저하됨에 따라 현대건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고 현대건설은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148억원) 대비 31.8% 증가해 1513억원(이하 잠정 기준)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2조4873억원) 대비 16.5% 감소한 2조767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915억원) 대비 36.6% 줄어든 58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는 대우건설의 실적 하락 폭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반전 실적을 내놨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대우건설의 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49억원으로 전년 동기(1148억원) 대비 26.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849억원)를 웃돌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시장 전망치(849억원·511억원)를 상회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매출은 진행 현장 수가 감소한 영향으로 시장 예상(2조1582억원)보다 하회했다.


건설업 침체에 따른 증권가의 보수적 전망이 이 같은 반전 실적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장 내 건설업에 대한 보수적 분석이 차이의 원인으로 보인다"며 "준공 현장의 실적 반영, 발주처의 도급 증액 등 원가율 개선에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매출·영업이익 감소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가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DL이앤씨는 이날 실적을 발표한 3개 건설업체 가운데 반등 폭이 가장 컸다. 1분기 8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609억원) 대비 33.0% 뛰었다. 분기 매출은 1조808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905억원) 대비 4.36%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302억원으로 전년 동기(260억원) 대비 16.4% 증가했다.

주택사업부문에서 신규 수주가 늘었다고 DL이앤씨는 설명했다. 다만 DL이앤씨의 실적 회복은 지난해 하락의 기저효과로 분석됐다. 앞서 DL이앤씨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5% 급감한 바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과 직결되는 원가율이 안정세를 보였다"며 "1분기 원가율은 89.3%로 3개 분기 연속 90% 수준의 원가율을 기록했고 주택사업부문 원가율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2위 현대건설은 지속된 불황 여파에 여전히 웃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간 경영 실적에서 영업손실 1조2209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509억원) 대비 14.8% 감소한 2137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8조5453억원) 대비 12.8% 감소한 7조4556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2084억원) 대비 20.0% 줄어 1667억원을 달성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면서 "공사비 상승 시기에 착공한 현장이 순차 준공 중이고 핵심 사업의 공정이 본격화됨에 따라 분기별 수익성이 회복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