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야외공간에서 책을 읽으며 여유를 즐기는 북크닉 문화가 확산 중이다. 사진은 2일 청계천 '책읽는 맑은냇가'를 방문한 시민들./사진=박은서 기자
최근 공원이나 광장 등 야외공간에서 책을 읽으며 여유를 즐기는 '북크닉'(Book+Picnic)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시민들의 북크닉 수요에 지자체들도 공간을 더하며 하나의 일상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북크닉은 공원이나 광장에서 책을 읽으며 피크닉처럼 여유를 즐기는 활동이다. 스마트폰 사용에 지친 사람들이 디지털 디톡스를 이유로 책을 손에 드는 경우가 많아졌고 여기에 감성적인 피크닉 열풍이 인기를 끌면서 두가지를 합친 북크닉 문화가 자연스럽게 확산됐다.


서울시는 이런 흐름에 맞춰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천 등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야외 공간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광화문광장 '광화문 책마당'과 청계천 '책읽는 맑은냇가'는 지난달 23일부터, 서울광장 '책읽는 서울광장'은 지난 4일부터 문을 열었다.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앉아 책을 읽거나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청계광장에 다양한 책이 마련되어 있다./사진=박은서 기자
지난 2일 오후에 찾은 청계천은 북크닉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냇가를 따라 놓인 의자들은 책을 읽는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고 자리를 잡기 위해 주변을 서성거리는 사람들의 모습도 여럿 볼 수 있었다. 청계광장에는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 신간 및 교양도서 등 약 2천여권의 책이 비치되어 있으며 청계광장 공간을 즐길 수 있는 포토존부터 책바구니와 조명, 동물서가 등의 다양한 소품도 마련되어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직장인 김지인 씨(27)는 "평소에도 청계천 근처를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책 읽는 공간과 의자가 마련돼서 잠깐 쉬어갈 수 있어 좋다"며 "꼭 책을 읽지 않아도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 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청계광장을 찾은 이윤경 씨(39)는 "근처에 놀러 왔다가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와봤는데 너무 마음에 든다"며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도 있고 책 종류가 다양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야외도서관이 올해로 개장한지 4년차를 맞이했다. 사진은 청계천 야외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박은서 기자
서울 야외도서관은 올해로 개장한 지 4년 차를 맞이했다. 도서관 앞 광장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야외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어느새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는 약 8개월간의 운영 기간 동안 총 30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야외공간이라는 장점을 이용하여 실내 도서관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서울의 문화와 역사가 담긴 공간에서 다양한 세대가 책을 통해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 특징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야외도서관을 방문했다는 대학생 조혜원 씨(22)는 "작년에 왔을 때 기억이 좋았어서 올해도 개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왔다"며 "실내도서관은 좋지만 묘하게 답답한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야외도서관은 그런 게 없어서 좋다. 앞으로도 매년 방문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서울야외도서관은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올해는 '힙독클럽'과 '서울팝업야외도서관'을 준비했다. '힙독클럽'은 전국 최초의 공공 독서 모임으로 가입자 모집 2시간 만에 정원 1만명을 채우며 화제를 모았다. '서울팝업야외도서관'은 도서, 돗자리, 북 라이트, 캠핑의자 등으로 구성된 '북크닉 키트'를 서울시 내 학교나 문화시설에 대여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년 많은 사랑을 받은 서울야외도서관이 올해는 더욱 진화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며 "서울 전역이 매력적인 '책 읽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