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신영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8900원(9.04%) 오른 10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영증권은 이재명 후보가 지난달 21일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발언한 이후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다.
지난 4월21일부터 현재까지 신영증권 주가는 총 38.27% 올랐다. 신영증권 주가가 급등한 것은 신영증권이 국내 증권사는 물론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자사주 비중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의 자사주 비중은 3월 결산 기준 주식 총수 대비 51.28%에 달한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으로 여겨진다. 소각한 규모만큼 주당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영증권은 자사주를 대량으로 보유하기만 하고 있을 뿐 소각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2021년 3월 결산 기준 신영증권의 보통주 자사주 비중은 35%, 우선주는 72.44% 수준이었다. 2024년에는 보통주 36.1%, 우선주 74.6%로 늘었다. 지난해 4월7일 우선주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한 후에는 자사주 보통주 비중은 52.62%까지 늘었다.
오너 일가의 자사주 매입도 늘고 있다. 원종석 신영증권 회장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16차례에 걸쳐 회사 주식 3만1403주를 매입했다. 지난달 28일엔 상여금으로 자사주 4360주를 받았다. 원 회장 지분은 지난해 말 7.98%에서 현재 8.19%로 0.2%포인트 늘어났다.
오너 일가의 자사주 매입은 일반적으로 호재로 인식된다. 오너 일가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향후 주가 상승과 기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사주 비중이 높은 신영증권은 자사주 매입이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를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영증권은 3월 결산 기준 원국희 명예회장 10.42%, 원종석 회장 8.19%, 그 외 특수관계인이 2.03%를 보유 중이다.
의결권은 자사주를 제외하고 산정한 지분율만큼 인정된다. 자사주 비중이 높을수록 신영증권 오너 일가는 소수 지분으로도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도 자사주 소각을 해야만 실질적인 주주환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실장은 "자사주 매입은 다시 시장에 출회될 수 있고 경영권 방어의 목적으로 매입할 수도 있어 무조건 주주환원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소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은 자사주 취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기업이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하지 않고 보유할 경우, 기업이 자기주식을 소수주주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신영증권의 자사주 소각은 계획은 미정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에 대해 "현재 정확한 계획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신영증권은 자사주 소각 외 배당금 지급 등 다른 방법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외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며 "신영증권은 그간 꾸준한 배당금 지급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실천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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