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에서 학생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이 후보는 백양로를 따라 캠퍼스 투어를 시작했다. 이 후보의 등장에 "진짜 이준석이야?", "셀카 한 장만 찍어요"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공학관 건물 앞에서는 학생들과 사진을 찍으며 정치인이 아닌 이과출신 선배로서 담소를 나눴다. 한 학생은 "준석이형"이라 부르며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학생회관 식당에 도착해 배식을 마친 이 후보는 테이블에 앉아 10여 명의 학생들과 약 90분 간 대화를 나눴다. 연봉 수준, 취업불안, 재수와 휴학으로 늦어지는 사회 진출, 지방 기피, 국민연금 불신 등 청년들의 삶에 자리한 고민들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초봉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후보는 "서울 기준 신입 연봉으로 세전 5000만원 정도면 타협점이라는 말이 많다"며 "단순 금액보다 '출퇴근 가능성과 커리어 성장 가능성'이 요즘 청년들이 중요하게 보는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젊은 나이에는 인턴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역 격차와 수도권 집중 문제도 언급됐다. 지방 출신 학생이 "서울을 경험하고 나니 돌아가기 싫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지방이 기피되는 이유는 인프라보다 심리적 감각의 차이"라고 짚었다. 그는 "서울은 행정구역이 아니라 일종의 감각이다. 지방에 살아도 서울처럼 살 수 있다는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방 살이의 실질적 품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 등 명분 위주의 행정이 아니라 세제·규제 인센티브 등 실익 중심의 설계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연금 개혁에 대한 질의에 이 후보는 강한 어조로 "이건 개혁이 아니라 세대 착취"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지금 구조대로면 젊은 세대는 5000만원 더 내고 2000만원을 더 받는 구조인데 이건 누가 봐도 사기"라며 "구연금과 신연금을 분리하고, 기성세대의 수익비 높은 구조는 조정돼야 한다"고 했다. 건강보험 역시 "자격 없는 고령자 중심의 과잉 이용이 많다"며 "의료 남용 구조를 막는 방향의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복지 지출과 포퓰리즘에 대해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농민에게 5조원 기본소득을 주겠다는 공약은 표를 사고 싶은 것 외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그 예산이면 전국 대학교 연구자에게 수천만 원씩 지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식 복지는 '물통 나눠주기'라면 나는 물길을 바꾸는 사람"이라며 자신을 포퓰리즘의 반대선상에 있는 후보로 규정했다.
정치 상황에 대해선 이 후보는 "기성세대를 설득해서 될 일이면 진작 됐을 것"이라며 "나는 '정치는 설득이 아니라 정면승부'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윤석열은 설득하면 더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라고 직격하며 "매일 싸우지 않으면 나라가 엉망이 되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학식먹자' 행사를 마친 이 후보는 "대학에서 이런 토론이 더 많아져야 정치가 바뀐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개혁이 아니라 혁명이 필요하다"며 "선거에서 이기고, 투표로 혁명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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