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기면증은 렘(REM) 수면 조절 기능의 문제로 발생하는 신경정신과 질환이다. 기면증은 주로 청소년기에서 30세 이전에 발병하며 개인에 따라 증상의 경중이나 지속 기간은 다를 수 있다. 가족력이 있다면 기면증의 발병 위험은 높아질 수 있다.
기면증은 단순히 심리적 원인이나 간질 같은 것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뇌 속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하이포크레틴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결핍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이포크레틴은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물질이 부족하면 수면 주기가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않아 낮 동안 갑작스러운 졸음이 발생할 수 있다.
기면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낮 시간에 갑작스럽게 수면이 몰려오는 '수면발작'이다. 이는 통제할 수 없는 강력한 졸음으로, 운전이나 대화 중 등 장소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일부 환자에게는 웃거나 놀랐을 때 근육의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수면과 각성 사이에 환각을 경험하거나 의식은 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수면마비'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졸림이 반복된다면 수면다원검사 등 전문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다원검사는 밤 동안 뇌파, 심박수, 근육 움직임 등을 측정해 수면의 질을 평가한다. 추가적으로 낮 동안의 졸림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다중수면잠복기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다중수면잠복기검사는 낮 동안 2시간 간격으로 총 4~5번의 짧은 수면 기회를 제공해 평균 잠드는 시간과 렘 수면의 출현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기면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잠에 들고 렘 수면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기면증은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면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물은 모다피닐로, 중추신경을 자극해 각성을 유지시켜 준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를 통해서도 렘 수면 관련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는 매일 규칙적인 낮잠(20분 이내), 일정한 수면·기상 시간 유지, 스트레스 관리, 약물 휴약기 등을 병행하는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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