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내 원그로브 전경. /사진 제공=이지스자산운용
DL그룹이 5년간 둥지를 틀었던 서울 종로구 디타워 돈의문을 떠나 마곡지구 오피스빌딩 '원그로브'로 본사를 이전한다. 당초 주력 계열사인 DL이앤씨는 DL이 소유한 종로구 수송동 사옥(대림빌딩)으로 이전을 예상했으나 현재 임대차 관계인 종로구청이 계약 연장을 요구함에 따라 계획이 변경됐다. DL건설 등 주요 계열사가 한 공간으로 모이게 된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은 최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마곡 원그로브로 본사 이전을 안내했다. 이전은 오는 8월부터 시작된다. 층별 또는 부서별로 순차 이동이 진행될 예정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DL그룹 전체가 8월부터 마곡지구로 순차 이전한다"며 "모든 계열사가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당초 DL이앤씨가 이전을 계획한 수송동 사옥은 옛 본사 건물이다. 종로구청 신청사의 건립 공사 기간이 계획보다 연장되며 DL이앤씨도 수송동 복귀가 어렵게 됐다. 종로구청은 임대차 계약이 오는 6~7월 만료 예정이었으나, 9월 말까지로 연장됐다. 종로구청은 10월부터 인근 케이트윈타워로 임시 청사를 옮길 계획이다.
대림빌딩 재개발 시동
사진은 DL이앤씨 돈의문 디타워 본사 모습. /사진=장동규 기자
대림빌딩은 종로구청 퇴거 이후 신규 임차인을 들이지 않고 철거 절차에 착수한다. 이에 대림빌딩 재개발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서울시는 해당 부지가 포함된 '수송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1-2지구' 정비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개발이 완료되면 해당 부지에는 연면적 약 5만4000㎡ 지하 8층~지상 20층의 업무·문화·집회·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마곡 사옥으로 이전을 통해 계열사간 거점 일체화와 신속한 의사결정, 조직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재무 건전성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DL그룹은 디타워 돈의문에 지분을 투자했다가 지난해 11월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DL이 디타워 돈의문에 보유했던 지분은 NH농협리츠운용이 약 8953억원에 인수했다. DL 측은 매각을 통해 초기 투자금 약 6600억원과 임대료·수수료 등을 제외한 약 1300억원의 수익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가 장기 실적 악화에 빠지면서 DL그룹뿐 아닌 주요 기업들의 도심 탈출이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마곡에는 LG, 롯데 등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입주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인프라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마곡의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오피스 임대료 절감을 위한 기업들의 이전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