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조형 작가 이형우의 개인전 '편백나무'가 노화랑에서 22일부터 6월 11일까지 관객을 맞는다. 예술노동의 부산물에서 채집한 아름다운 형태를 평면화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공간이다.
이번 전시는 2020년 개인전 이후 약 5년 만이다. 시간의 흐름을 지나 소재의 가벼움, 공간의 최소화와 극소화에 대한 탐구로 새로운 평면구성의 작업방식을 선보인다.
21일 노화랑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노세환 노화랑 대표는 "이형우는 평면과 입체, 형상과 감각의 경계에 선 예술적 실험을 통해 관객들이 사물, 시간,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마주하기를 기대한다"며 "조형이란 무엇인지, 평면과 입체의 경계는 어디인지, 우리가 감각하는 '공간'이란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을 선사하는 전시"라고 말했다.
이형우의 예술 행위는 보이지 않는 사물의 본질을 보여주기 위한 직업이다. 자신만의 입체조형의 방식을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는 예술적 탐구에 집중한다.
그는 육각면체, 구와 같이 형태의 최소화, 극소화한 조형 방식을 취한다. 또한 나무를 끊임없이 대패질해 나온 대팻밥을 '팽창과 확대'하는 방식으로 펼치거나 다시 응집한 입방체로 조형화하기도 한다. 사물이 가지는 속성과 대립되는 지점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선과 면으로 빠르게 그린 회화 작품처럼 보인다. 소재의 물성에 더해 대패질 과정에서 얻게 된 자연스러운 형태미에서 드러나는 회화적인 요소들을 평면적으로 배치한 결과다. 제한된 화면 위에 대팻밥을 하나하나 배치해 완성한 작품들은 사물의 본질을 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평면화한 작품들은 단순한 평면이 아닌 오브제의 기(에너지), 그림자, 움직임이 깃든 입체적 공간으로 확장하는 매개가 된다. 화면에 드러나는 점, 선, 면의 기본 조형 요소들은 '조형 언어'라는 개념을 더욱 감각적으로 체감하게 한다.
이형우는 "조각가로서의 창작 과정은 의도적인 진보의 과정이 아닌, 조금도 정지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연속의 과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익숙한 물질에서 낯선 감각을 탐구하고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형우의 독창적인 사유를 공유하는 시간이다. 조각과 회화의 경계가 하나가 되는 지점을 느껴볼 기회다.
이형우는 1981년 홍익대학교 조소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에서 입체조형과 조각을 공부했다. 이후 1982년 로마에서 열린 개인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강익중과 함께 참여 작가로 선정되는 등 한국 근현대 조각의 지평을 넓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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