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은 이날 정오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약 70분간 진행됐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11시54분께 도착해 김 후보와 뜨겁게 포옹하며 "빨간 넥타이 메고 왔다"며 반가움을 드러냈고, "내가 깨끗한 김문수를 당선시키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회동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 인사로 이종찬 전 민정수석과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이, 김 후보 측에서는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과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에게 "노동부 장관을 지낸 후보가 기업 문제와 노동 현실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라며 "기업이 한국을 떠나려는 지금, 누가 진짜 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현대차, 삼성도 국내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규제 철폐와 노동개혁 없이는 기업이 버티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가 1호 공약으로 내건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대해서도 "중소기업·자영업자·대기업을 나눠 세밀하게 설계하라"고 조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선 "그가 대통령이 되면 국정을 통치하는 데 그치겠지만 김 후보가 되면 국가를 경영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정책 조언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한미 관계 변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내 통이 되면 한 달 안에 미국 가서 트럼프를 먼저 만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후보가 "정권교체를 못 하면 경제가 무너진다"고 답하자 이 전 대통령은 "김문수라면 해낼 수 있다"고 응답했다.
단일화와 관련된 직접적인 요청은 없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준석 관련 당부는 없었고, 진정성 있게 국민께 호소하라는 말씀 정도였다"며 "오늘 만남은 단일화 국면을 넘는 김문수 지지의 흐름을 만드는 계기"라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이낙연 전 총리의 흐름이 동시에 김 후보로 향하고 있다"며 "이견이 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 김문수 단일후보로 여론을 모으는 마지막 흐름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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