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위 자산운용사인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금현물 ETF 출시를 예고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금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진입이 잇따르면서 그동안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사실상 주도하던 금현물 ETF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장기적으로는 투자자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금현물 ETF 출시를 공식화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해당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두 운용사가 내놓을 상품은 실제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현물 ETF로 기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 금현물 ETF'와 유사한 구조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금 관련 ETF는 ▲KODEX 골드선물(H) ▲TIGER 금은선물(H)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KODEX 골드선물인버스(H) ▲TIGER 골드선물(H) 등 대부분이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형태다. 금선물 ETF는 만기 도래 시 새로운 계약으로 교체(롤오버)하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 간 괴리가 생길 수 있다.

반면 금현물 ETF는 실제 금 현물 가격을 1:1로 추종해 금값 상승이 ETF 가격에 바로 반영하는 구조다. 롤오버 비용이 없고, 구조적으로 장기 보유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연금저축, 퇴직연금 등 연금계좌 투자도 가능해 연금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자산군으로 꼽힌다.

국내 금현물 ETF는 그동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 금현물 ETF'가 유일했다. 이 상품은 한국거래소(KRX)가 산출하는 금현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아 실제 금을 보유하며 금 시세를 정밀하게 반영한다. 최근 1년 수익률은 48.9%에 달하며, 순자산총액도 연초 6273억원에서 현재 1조2635억원으로 급증해 금 ETF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후 지난 3월 신한자산운용이 'SOL 골드커버드콜 액티브' ETF를 출시하며 시장은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 신한운용은 국제 금 시세의 90%를 추종하면서 콜옵션 매도를 통해 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커버드콜 구조를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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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업계는 삼성과 미래에셋의 가세로 금현물 ETF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쟁 심화는 ETF 보수 인하를 유도하고, 상품 다양화를 통해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다수 운용사가 금현물 ETF를 공급하면 퇴직연금 등 연금계좌 편입 가능한 실물형 ETF의 선택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 현재 ACE KRX 금현물 ETF와 SOL 골드커버드콜 액티브 ETF만이 연금계좌에서 편입이 가능했지만, 경쟁사 상품도 유사 구조로 출시된다면 연금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ETF 시장 구조에 익숙한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소수 운용사 중심으로 형성됐던 금현물 ETF 시장이 다변화되면, 결과적으로 투자자 입장에선 다양한 선택지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라며 "운용사 간 차별화 전략이나 보수 경쟁이 활발해지면 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