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더랜드 II: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제)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해외 뉴미디어 소장품을 소개하는 MMCA 소장품 '아더랜드 II: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를 3일부터 8월 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뉴미디어 작가 와엘 샤키와 아크람 자타리의 대표작 두 점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자리다. 역사적 사건을 재해석하는 현대 미술가들의 태도와 뉴미디어 미술의 특징을 조명한다.

'아더랜드 II: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_와엘 샤키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와엘 샤키의 '드라마 1882'(2024)는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작가를 '아트 리뷰'의 '2024년 파워 100인' 중 6위에 오르게 한 작품이다. 이집트 출신인 샤키는 중동의 역사와 신화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며 복합적인 매체를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약 48분 길이의 이 작품은 이집트 근대사의 중요한 사건인 '우라비 혁명'을 8장 오페라 형식으로 재조명한다. 이를 통해 서구 중심의 역사 서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서구 열강에 의해 조종당했던 이집트인들을 연상시키는 슬로우모션 연기와 다채로운 배경이 인상적이다. '드라마 1882'는 국립현대미술관 발전 후원위원회의 기증을 통해 소장품으로 수증됐다.

아크람 자타리의 '거부하는 조종사에게 보내는 편지'(2013)는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레바논관 개인전을 통해 소개된 작품이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레바논 출신인 자타리는 1982년 레바논 사이다 시에 퍼졌던 '이스라엘 조종사가 학교 폭격 명령을 거부했다'는 소문을 추적해 그것이 실제 사건이었음을 확인했다. 이후 그 조종사를 직접 만나 작품을 제작했다.

'아더랜드 II: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_아크람 자타리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 작품은 알베르 카뮈의 '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제목을 차용했다. 전쟁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적 가치를 지키는 방법을 다룬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와 프랑수아즈 아르디의 샹송 등이 배경에 등장하여 레바논의 독특한 문화적 특수성을 엿볼 수 있다.

두 작품은 오페라와 영화 형식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과천관 1원형전시실에 특별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오페라 극장 커튼, 조명, 좌석 등을 활용하여 실제 오페라나 영화를 관람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자타리의 작품은 두 편의 영상 사이에 극장식 의자를 배치하고 영상과 조명을 연동하여 영화관 분위기를 연출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뉴미디어 소장품의 국제적 스펙트럼을 확인하고 해외 소장품 수집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