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한컴 타워 전경. /사진=한컴
한글과컴퓨터 노동조합(노조)가 창사 이래 최초 파업을 예고하며 임금 협상안 결렬에 대한 불만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컴 노조 '행동주의'는 회사 설립 이래 최초로 쟁의행위에 돌입해 임금 인상 요구와 회사의 불통 경영에 대한 강력한 반발을 표명하겠다고 얘고했다. 내부 상황과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및 수도권지부 등과의 공동투쟁 등을 고려한 계획을 수립한 뒤 진행할 예정이다.


행동주의는 지난 1월15일부터 5월15일까지 임금 교섭을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컴은 최근 평균 임금 4.3% 인상률과 성과 기반 인센티브 체계 병행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와의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최초 인상안인 7.68%에서 8차례에 걸쳐 7.3%까지 낮춘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회사의 '4.3% 인상안'과는 간극이 컸다.

노조는 지난 3년 동안 평균 인상률(7.2%, 6.8%, 6.5%)을 고려하여 최초 7.6% 제시 이후 7.3%의 평균 임금 인상률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최초 2% 제시 이후 4%, 4.3%라는 저조한 인상률을 내밀었다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의 인상안이 직원들의 성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한컴은 "영업이익이 역성장하거나 부진했던 시기에도 직원들의 처우를 보전하기 위해 매년 일정 수준 이상의 연봉 인상을 계속해왔다"며 "이번 협상에 제시된 인상률은 최근 수년간 이어져온 경영 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과 비용 구조 조정을 위한 불가피한 출발점"이라고 했다.


해당 임금 교섭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로 넘어갔다. 행동주의는 2차 조정 회의를 앞두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노조 설립 이후 최초 임금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같은 날 저녁에 진행된 2차 조정 회의마저도 회사 결정권자의 불참과 노사 견해차로 자정을 넘은 지난 5월27일 오전 12시9분에 최종 불성립됐다.

400여명 한글과컴퓨터 직원 중 과반수가 조직된 단일 노동조합인 행동주의는 회사의 일관성 없는 태도와 경영진의 모순된 행보는 직원들의 분노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노조는 지난달 2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압도적인 찬성률(90.6%)로 가결한 바 있다. 노조는 "회사가 직원과의 소통 없이 제도를 개편하고 거짓과 모순으로 얼룩진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직원들의 분노를 샀다"며 "이는 압도적인 쟁의행위 찬성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정균하 한글과컴퓨터지회장은 "회사는 직원들의 분노를 직시하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조합원들의 단결과 투쟁을 통해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관철시킬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