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도서관에서 하라" "커피 한 잔으로 온종일 앉아 있다니 이기적"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카공족이 다른 사람들에게 눈치를 주는 게 더 문제" 등과 같이 카공족을 지적하는 의견이 대세였다.
하지만 정작 안내문에는 '카공족'으로 인해 이 같은 안내문을 남겼다는 내용은 없었다. 해당 매장은 도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터라 예외적으로 안내문을 붙였다고 입장이다. 업주의 속마음까진 알 수 없으나 뜬금없이 카공족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는 점은 카공족의 이미지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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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이용자 2명 중 1명 "카공족 때문에 앉을 자리 없어"━
카공족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거론되는 카공족에 대한 비판 요소는 ▲한 가지 메뉴로 자리를 오래 차지 ▲오랜 시간 콘센트 사용으로 매장 전기요금에 악영향 ▲대화하는 고객에게 시끄럽다고 눈치를 주는 행위 등이다.━
"저희가 그렇게 민폐인가요?"━
카공족 입장에서도 할말이 없지 않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공부하던 대학생 김모씨(24·여)는 "카페 내 체류 시간은 3시간을 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만 시키고 핸드폰을 충전하면서 몇 시간을 때우는 사람도 많은데 왜 카공족만 욕을 먹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같은 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 소재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공부하던 대학생 A씨는 "무개념 카공족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인정했지만 "카페에 민폐를 주는 고객이 모두 카공족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과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주말에는 단체 손님이 음료 한두 잔만 시키고 오랜 시간 앉아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카공족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시민 의식이 높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의 조사 결과에서 카공족이 다른 카페 이용자에게 시끄럽다고 눈치를 주는 경우는 16%에 불과했다. '카공족 때문에 큰 소리로 대화할 때마다 눈치 보인다'는 여론은 과한 해석으로 보일 수 있는 측면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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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존 추가' vs 'No 노트북 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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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해진 카공의 정의?━
현대 사회에서 카페를 단순히 커피 같은 음료를 소비하는 공간만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고객층도 다양해졌다. 논란이 되고 있는 카공족도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라고 단순하게 정의 내리기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노트북을 충전하면서 한 자리에서 장시간 회사 업무를 보는 경우나 드라마를 시청하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현재의 '카공족'은 이 같은 사람들까지 포괄하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카공족 논란에 대해 "현대 소비사회에서 개인의 소비 방식이 점점 더 공개적으로 해석되고 때로는 통제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사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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