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상견례 저 빼고 한다는데 제가 이상한 건지 봐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중반 기혼 여성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5살 아래 남동생이 있는데 모태솔로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한 두 달 만나고 헤어진 여친 2명이 전부다. 그런데 어느 날 여친이 생겼다고 가족에게 소개하겠다더라"고 밝혔다.
가족들은 남동생이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이 너무 반가웠다. 남동생의 여자친구 직업은 중견 건설회사 사무직이었다. 그는 A씨 가족을 만나는 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휘감고 왔고 A씨는 '집이 잘사나 보다'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문제의 발단은 남동생의 결혼 계획이었다. 남동생과 여자친구는 이미 결혼 계획을 다 세워뒀고 잠실 30평대 전셋집을 신혼집으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자친구의 집 현금 상황이 좋지 않아 결혼 비용을 보태주기 어려운 상태였고 그가 모은 돈은 5000만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펀드에 들어가 있어 당장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여자친구 부모님은 은퇴하고 서울 근교 아파트에 4인 가족이 거주한다고 했다. 다만 연봉은 얼버무리며 알려주지 않았다.
A씨는 "남동생 커플이 부모님께 도와달라더라. 듣자 하니 어이가 없어서 '상황이 그러면 예산에 맞는 집을 알아봐라. 잠실 30평대 전세는 너무 과하지 않냐'고 한마디 했다"며 "그랬더니 아직 잠실로 정한 건 아니라고 하면서 우물대면서 소개 자리가 끝났다"고 전했다. 이어 "남동생 여자친구는 우리 부모님을 처음 봤는데도 팔짱 끼고 난리가 났다"면서 "부모님은 모태 솔로 아들이 결혼할 여친이라고 데리고 오니 어차피 전세자금이니까 해주자고 하는데 전 제 동생이 호구 같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 상황에 신혼집을 잠실 30평대 한다는 게 말이 되냐? 주변 친구들, 엄마들에게 물어봐도 '여자가 보통 아니다.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이젠 상견례를 한다더라. 심지어 저는 안 가는 거로 정했다는데 저한테 한마디 상의나 연락도 없었다"고 황당해했다. 결국 A씨는 "돈을 해주려면 적정선만 보태주고 나머지는 자기들끼리 알아서 하라고 해라. 이건 아니다. 주고 싶으면 결혼해서 잘 사는 거 보고 나눠서 천천히 줘라"고 재차 설득했고 부모님은 이에 동의했다.
그러자 남동생은 A씨에게 연락해 "누나 때문에 결혼 망치면 책임질 거냐. 누나 결혼할 때 부모님이 1억원만 줬다고 지금 배 아파서 그러냐. 누나 5년 전 결혼할 때 1억원이 지금은 10억원이다. 못됐다"고 분노했다. 이에 A씨는 "제가 이상하고 못됐냐. 결혼 선배님들 지나치지 마시고 의견 부탁드린다"고 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